“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위해서는 정확한 수요 예측이 전제돼야 합니다.” 우리나라 전력수급을 총괄하는 김우선 중앙전력관제센터장은 9·15 정전사태 원인으로 수요예측을 첫 손에 꼽았다. 수요예측에 실패하면 적정한 예비력 확보가 어렵고 전력수요가 예상 외로 급격히 늘어나면 전력공급이 부족해 정전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9·15 이후 수요 예측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사장 직속 기구로 수요예측실이 신설됐다”며 “신규 수요예측 프로그램도 개발해 정확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30년 이상 경력의 전문 인력을 채용하고 관제사가 북미전력계통신뢰도관리기구(NERC)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계통운영능력 향상 방안도 지속 추진 중이다. 이 외에도 입찰량-발전량 차이 감시 시스템 구축, 실시간 공급능력 산정 프로그램 개발 등 전력수급 비상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김 센터장은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9·15 정전을 통해 에너지 절약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 다양한 비상 상황을 가정한 실제 대비책 수립과 훈련 등 긍정적인 결과를 낳은 것도 사실”이라며 “무엇보다 전력거래소 모든 직원들의 마인드가 완전 달라졌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책임감이 커졌다.
이전에는 전력계통과 전력시장 운영, 장기 전원계획과 같은 통상 업무만 수행했다면 국가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임무를 맡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최악의 상황까지 늘 염두에 두고 있어 담당부서는 주말에도 자리를 지킨다.
계통운영에도 변화가 있었다. 물론 과거에도 예비력, 고장발생 등 비상상황에 대비한 운영계획을 세웠지만 돌발 상황 대비책을 2중, 3중으로 마련했다. 대응 속도를 높이기 위해 핫라인, 문자메시지 알림 등 한전과 발전회사, 정부까지 즉각적인 상황전파가 가능한 대비 체계도 구축했다. 김 센터장은 “전력계통은 안정성과 경제성을 모두 고려해야 하기에 몇 배의 노력이 수반됐다”며 “정확한 수요예측과 전력망 운영, 신속한 대응으로 올 여름 전력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