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업계, 투자비 절반 콘텐츠 비용으로...부담 점점 늘어

IPTV 업계의 콘텐츠 수급 비용이 날이갈수록 늘어나면서 향후 기가인터넷 등 투자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콘텐츠 구입, 채널 재전송료 비중이 IPTV 매출액의 50%에 육박하고 있다. 신규 서비스인 모바일TV, 결합 상품 등은 무료로 제공되거나 기존 수익을 이동통신과 배분하기 때문에 IPTV 자체 가입자당매출액(ARPU)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3사는 IPTV 매출액의 절반 내외를 콘텐츠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다. KT는 지난 1분기 방송 매출액 3696억원을 올렸다. 이 중 KT스카이라이프가 단독 판매하는 단독 위성TV를 제외하고 KT가 판매하는 ‘올레TV’, KT스카이라이프와 묶음 상품인 ‘올레TV스카이라이프’ 매출액은 가입자 수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약 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OTS 수익을 KT스카이라이프와 배분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KT IPTV 매출액은 1000억~1500억원으로 추산된다. 그동안 지상파에 가입자당재전송료(CPS· 연간 3사 280원씩 840원)를, 종합편성채널과 방송채널사용사업자에게 재전송료를 매출액의 약 30% 지불해왔다. 여기에 주문형비디오(VoD) 구입비가 더 해진다. 최근에는 판권만 구매해 VoD를 판매하면서 콘텐츠제작사(CP)와 수익을 배분하는 데 이 중 절반 이상을 CP에 제공해야 한다. 최근에는 모바일TV용 콘텐츠 등 플랫폼을 다양화하면서 플랫폼별로 콘텐츠 사용료를 지불한다. 모바일TV 등은 이동통신 상품으로 무료로 제공되거나 카드사 제휴 할인 등으로 수익 없이 콘텐츠 구매 비용만 늘고 있다.

업계 관계는 “별도 자회사인 KT미디어허브를 통해 콘텐츠를 수급하다보니 협상력이 더 떨어져 KT미디어허브 합병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미디어허브 관계자는 “분사 전후 변화는 없지만 모바일 전용 콘텐츠를 자체제작하면서 수급 비용이 증가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역시 실정은 비슷하다. 각각 225만·167만명의 IPTV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고 초고속인터넷·IPTV를 묶은 ARPU가 1만5000원 내지 1만7000원이다. 가입자별·플랫폼별 CPS를 계산하지만 가입자당 매출액은 지난해에 비해 평균 1000원 이하로 느는데 그쳤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는 매출액의 25% 이상을 PP프로그램 사용료로 지출하도록 규정돼 있다. CPS, VoD를 포함하면 30%를 넘고, 많은 곳은 40%가량이다. 케이블협회 관계자는 “모바일TV 등 무료 제공 서비스가 IPTV 업체들에 비해 적어도 50%까지 콘텐츠 비용을 지출하지는 않지만 꽤 큰 비중”이라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콘텐츠 수급 비용은 점점 불어나는데 초고회질(UHD) 방송 제공, 기가인터넷망 구축 등 투자가 필요해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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