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가 기존 원전 대신 반도체와 화력·지열발전, 헬스케어 분야를 미래 수종산업으로 육성한다. 향후 3년간 1조5000억엔(15조1100억원)을 집중 투자해 오는 2016년까지 사상 최고액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다나카 히사오 도시바 사장은 지난주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3개년도 경영계획’을 확정·발표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시바는 오는 2016년 연결 매출액 기준으로 7조5000억엔(75조4930억원)을 달성하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2013년 대비 15% 성장한 액수다. 도시바의 과거 최고 매출은 지난 2007년도에 7조6681억엔였다.
이날 다나카 사장은 “향후 3년간 총 1조5000억엔을 신규 투자한다”고 말했다.
도시바는 2016년도 영업이익도 4500억엔(4조5300억원)으로 늘려잡았다. 올해 목표액(3300억엔)은 물론이고, 역대 최고였던 지난 1989년도 영업익보다 많은 액수다.
다나카 사장은 도시바의 차세대 매출 견인차로 반도체와 화력·지열 등 발전 설비, 의료·헬스케어 분야를 꼽았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의 여파로 풀이되는 이번 조치에 따라, 기존 주력 분야인 원자력은 상대적으로 축소 또는 현수준 유지를 통해 매출 확대보다 이익 실현에 중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오는 2018년까지 원전 39기를 신규 수주, 매출 1조엔을 달성하겠다던 기존 목표에 대해 다나카 사장은 “여기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해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대신 이익률이 높은 서비스나 연료 사업의 성장에 주력, 2016년에는 6500억엔 안팎의 사업 매출을 새로운 목표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설비 투자와 인수합병(M&A) 자금에 기초한 향후 3년간 원전 투자 공사(1조5000억엔)는 기존 3개년 계획 대비 4% 증가한 수준으로 억제된다.
최근 구글의 모듈 스마트폰 프로젝트(아라)에 공급이 확정된 대규모집적회로(LSI)에 대해서는 “도시바에게 큰 사업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다나카 사장은 “지금껏 경영계획이 미달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번 계획은 반드시 달성하지 못하면 존폐를 논해야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