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구글 소송 취하 합의, '특허전쟁' 끝낸다

2010년, 모토로라와 애플로부터 시작된 특허분쟁 종료

애플과 구글이 특허전쟁을 끝내기로 합의했다. 삼성전자와의 특허전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과 구글이 스마트폰 기술에 대한 상호 특허전쟁을 끝내기로 했다고 18일 보도했다. 양사의 이번 결정은 현재 미국에서 진행 중인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 소송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두 회사는 지난 17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통해 “현재 두 회사 사이에 직접적으로 존재하는 모든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합의를 계기로 미국 내 특허제도의 개혁에도 협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양측은 이번 합의가 양사가 각각 보유한 특허권 등에 관한 크로스라이선스(cross license)를 포함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크로스라이선스는 상대가 보유한 특허를 사용할 수 있도록 상호 계약을 맺는 것이다.


◇뉴스해설

애플과 구글의 특허 분쟁 시작은 지난 2010년 시작됐다. 애플과 구글은 지금까지 수십개의 특허 소송을 진행 중이었다. 애플은 구글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스마트폰이 아이폰을 모방했다고 주장했다. 모토로라는 3G 네트워크 구동과 관련한 자사 특허를 애플이 침해했다고 고소했고, 애플도 맞고소로 대응했다.

지난 2012년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구글-애플 소송전으로 변했다. 구글은 모토로라 인수로 모토로라가 보유한 수천 건의 특허를 함께 취득했다.

구글은 올해 초 모토로라를 중국 컴퓨터 업체 레노버에 매각하기로 계약했지만, 특허권은 계속 갖기로 하면서 소송도 계속 맡아왔다. 이번 조치는 삼성전자와의 특허전에 화력을 집중하기 위한 애플의 결정으로 분석된다. 최근 미국 새너제이지원 배심원단이 애플과 삼성전자 간 특허소송에 대해 ‘쌍방 일부 승소’ 평결을 내리자, 위기감을 느낀 것이다. 애플 입장에서는 기대이하의 결과였기 때문이다.

애플 대변인은 “이번 합의가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소송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구글과 삼성전자 간 관계에 틈을 만든 후 향후 있을 특허전에서 삼성을 고립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특허 및 법조계 인사들 역시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미국 산타클라라대학 로스쿨의 브라이언 러브 교수는 “이번 합의가 삼성과 소송에 더 초점을 맞추겠다는 애플의 새로운 전략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빌라노바대학의 마이클 리시 교수는 “애플로서는 모토로라는 더는 강력한 경쟁자가 아니다”며 “애플과 구글의 협력은 애플이 모토로라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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