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이서현 사장, 패션부문 `주주 경영`, 디자인·패션 책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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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은 향후 삼성의 디자인·패션 사업을 책임질 전망이다.

이서현 사장은 2013년 12월 현재 삼성에버랜드 지분 8.37%(20만9129주)를 보유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이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함께 2대 주주 자리에 올라있다. 8일 상장 추진을 발표한 삼성SDS 지분은 3.9%다.

제일모직 경영 전면에 나섰지만 지분이 없던 이 사장은 지난해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 패션 부문을 합병하면서 실질적인 주주 경영에도 나설 수 있게 됐다. 제일기획에는 경영전략부문장으로서 미디어사업에도 관여하고 있다.

삼성 지배구조의 꼭대기에 있는 에버랜드가 패션을 품고 2대 주주인 이 사장이 이동해오면서 사실상 삼성 후계구도에서 ‘이서현=패션’의 등식이 성립됐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오너 일가가 제일모직 지분을 직접 소유한 적이 없었던 점에 비춰볼 때 이 사장은 삼성의 패션사업 지분을 최초로 보유한 오너 경영체제를 갖추게 된 셈이다. 향후 삼성에버랜드의 건설·서비스·패션 3분할 시나리오가 구체화되면 이 사장은 8일 상장을 발표한 삼성SDS 지분 3.9%를 활용해 패션 지분 확대에 사용할 수도 있다.

이 사장은 2002년 옛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으로 입사해 상무, 전무 등을 거치며 삼성의 패션 사업을 책임졌다. 파슨스디자인스쿨에서 현대 패션디자인을 전공한 경험에 바탕을 두고 제일모직을 글로벌 패션기업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2005년 이 회장의 ‘밀라노 선언’에도 동석해 ‘삼성 디자인 전문가’로서의 입지도 과시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에버랜드의 제일모직 패션사업 부문 인수를 시작으로 대대적인 사업재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삼성SDI는 제일모직을 오는 7월 말까지 흡수 합병하기로 결의했다. 그룹의 전자소재부문 수직계열화가 완성되는 한편 패션 부문은 삼성에버랜드로 합병돼 시너지를 노린다.

이 사장이 경영에 참여한 11년 간 제일모직 패션부문은 양적·질적 성장을 이루었다는 평가다. 소재 중심 기업으로 탈바꿈하며 패션의 비중이 줄어들던 제일모직에서 패션의 위상을 지켜낸 결과다.

경영전략부문장으로 재직 중인 제일기획에서의 역할도 주목된다. 그룹 내 광고·커뮤니케이션 사업을 맡고 있는 특성상 예술적 감각을 지닌 이 사장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현대차그룹 계열의 이노션을 맡고 있는 정성이 고문과 함께 광고업에서의 ‘삼성-현대가 대리전’으로 보는 모습이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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