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무역 2조달러 시대를 열기 위한 민·관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정부는 세부 로드맵을 내놓기 위해 정책 발굴 중이고 업계는 서비스 산업과 온라인 무역의 점유율 확대, 중소기업 수출산업화, 통일을 통한 지렛대 효과 등을 핵심 아젠다로 내세웠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20년 무역 2조달러 달성과 무역 5강 진입’을 목표로 삼고 오는 6월말까지 세부 과제와 정책 방향을 마련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는 물론이고 주요 협회·단체, 유관기관들도 대거 참여해 실천 방안 발굴에 나섰다.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규모는 총 1조752억달러로 수출 5596억달러, 수입 5156억달러였다. 향후 6년 내 이 규모를 두 배 가까이 키워야만 무역 2조달러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업계는 서비스업 교역 규모를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업의 수출산업화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서비스 수출은 1015억달러, 수입은 1094억달러로 교역량 전체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의료, 교육, 지식재산(IP), 문화콘텐츠 등이 주요 품목으로 꼽힌다.
최근 무역협회가 서비스산업단체와 서비스 수출산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엔지니어링·디자인·컨설팅·법률·회계·특허·광고 등을 망라하는 서비스기업들의 원활한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맞춤형 시장정보 제공이나 양질의 네트워크 형성에 협력한다는 게 골자다. 높아지고 있는 국가브랜드와 한류는 서비스 무역 확대의 기회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전자무역 확대도 중요 수단이다. 글로벌시장에서 전자상거래 비중은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공식적인 ‘온라인 무역’ 통계조차도 없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세계 무역 8강에 진입했고 IT인프라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손꼽히지만 전자무역에서는 아직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자무역 확대를 통해 중소기업 수출 기회를 늘리고 교역량도 획기적으로 늘려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의 수출기업화 전략도 중요하다. 지난해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은 996억달러에 머물렀다. 전체 수출규모의 5분의 1에 못 미치는 수치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소기업 전체의 78%가 전자상거래를 도입하지 않았거나 즉각 도입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는 현재 8만7000개 수준인 수출 중소기업 수를 2017년에는 10만개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 무역을 획기적으로 높여야만 전체 교역 규모도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이 새롭게 주목하는 분야는 ‘통일’이다. 연초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 대박’ 아젠다를 제시한 이후 많은 기관들이 통일과 연계한 경제성장, 무역 확대방안 연구를 진행 중이다. 특히 독일의 통일 과정과 이에 따른 경제성장에 대한 학습이 한창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50년 통일된 한국은 1인당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9만2000달러, 실질 GDP가 6조9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7위 수준의 경제 대국이 되는 과정에서 기회를 살린다면 무역도 자연스럽게 커질 수 있다.
KOTRA 관계자는 “무역 2조달러를 위해서는 기존 산업의 전반적 무역 활성화는 물론이고 그동한 미흡했던 온라인, 서비스업, 중소기업의 획기적 무역 규모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통일을 지렛대로 전반적 국가경제 볼륨을 키울 수 있는 여러 방안도 검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표]2020년 무역 2조달러 시대를 위한 업계 제언
(자료: 업계 종합)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