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대 2%’
2011년 기준 미국과 우리나라에서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엔젤(개인)투자 비중 차이다.
미국은 엔젤투자(225억달러)가 벤처캐피털 투자(291억달러)와 거의 대등한 규모다. 반면에 우리나라 엔젤투자는 2700만달러로 전체 벤처투자액 11억7700만달러의 2%에 불과하다. ‘벤처 붐’이 한창이던 2000년에는 5493억원(1291건)까지 올랐으나 2011년 296억원(39건)으로 급감했다.

정부는 ‘창조경제’ 중심축으로 벤처와 창업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그 핵심 수단 가운데 하나로 ‘벤처 천사’의 확대를 꼽고 있다. 창업 초기 기업에 재원 확보 기회를 늘리기 위한 취지다.
중소기업청은 우선 투자 전문성과 멘토링 능력까지 갖춘 ‘전문 엔젤’ 제도를 오는 7월 도입할 계획이다. 일정 금액 이상 투자 경험이 있거나 성공한 CEO들을 엔젤 투자자로 유입한다는 접근이다. 전문 엔젤이 투자한 기업은 벤처캐피털이 투자한 것처럼 ‘벤처기업인증’을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엔젤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말 기준 협회에 등록한 엔젤투자자는 5034명, 엔젤클럽(모임)은 102개 수준이다. 중기청은 연내 신규 엔젤투자자를 1100명 추가 확보하고, 엔젤클럽도 40개 이상 늘리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현재 개인으로 한정된 개인투자조합 설립 주체도 대학과 창업지원기관까지 포함해 확대하는 법률 개정도 하반기 추진하기로 했다.
엔젤투자자에 대한 정부 자금 매칭도 강화한다. 지난해 1400억원 규모였던 매칭펀드 규모도 올해 1700억원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전문엔젤을 활성화해 민간의 초기 창업기업 지원기반을 강화할 것”이라며 “질 좋은 엔젤투자 확대를 위해 성공벤처인, 대기업 퇴직임원 등을 신규 엔젤로 적극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업계는 엔젤 확대를 위해서는 투자 위험을 분산해 줄 수단이 필수라고 지적한다. 기본적으로 초기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형태지만 중간회수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엑시트(Exit)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질 좋은 신생기업이 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우수 스타트업이 많아지고 좋은 투자처만 있다면 엔젤 투자는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엔젤투자 확대를 위해서는 우수 창업시스템과의 연계가 필수적이다.
최종훈 엔젤투자협회 부회장은 “정부 차원의 벤처 활성화 의지와 맞물려 지난해 하반기부터 엔젤투자가 늘어날 분위기는 많이 조성됐다”며 “양질의 엔젤투자는 벤처, 창업 자금생태계의 선순환을 이끌 중요수단”이라고 말했다.
<국내 엔젤투자자 수>

<엔젤클럽 수 / *등록 신청 중인 클럽: 39개. 엔젤투자지원센터 등록 기준>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