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파킨슨병을 완화할 수 있는 치료물질을 개발했다. 기존 파킨슨병 치료제보다 부작용이 적어 파킨슨병 치료에 새로운 길이 열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박기덕 뇌과학연구소 박사, 황온유 울산대 의과대학 교수 공동 연구팀이 신경세포가 스스로 보호하는 원리를 이용해 도파민을 생성하는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물질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사람에게 자체적으로 존재하는 방어기작에 주목해 치료물질을 개발했다. 외부에서 퇴행성 뇌질환을 일으키는 물질인 산화 스트레스가 침입하면 인체의 대표적 방어기작인 Nrf2가 활성화된다. Nrf2는 인체의 다양한 방어 유전자를 발현시켜 외부 스트레스로부터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들은 Nrf2 활성화를 증대시키는 화합물을 개발했고, 개발된 물질을 생쥐 신경세포에 주입한 결과 Nrf2가 활성화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체 방어 물질 양이 크게 증가했다. 나아가 파킨슨병 쥐의 운동장애가 현저히 개선됐다. 평균적으로 파킨슨병 생쥐는 일반쥐에 비해 코너돌기 시간을 측정하면 2~3배의 시간이 더 소요된다. 그러나 파킨슨병 동물모델에 12g의 개발물질을 복용시키니 일반쥐와 비슷한 운동 능력을 회복했다.
기존 약보다 부작용 역시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셀레질린은 장기간 복용 시 약 자체 독성으로 인해 부작용이 컸지만 개발된 물질을 사용한 쥐에서는 부작용 역시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기존 파킨슨병 치료제 셀레질린보다 개발된 물질이 150%이상 효과가 향상됐다고 밝혔다.
박기덕 KIST 박사는 “치매나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의 근원적인 치료는 현재까지 거의 불가능하지만 인체 방어기작을 활성화시켜 신경세포를 보호해 뇌질환 예방과 치료가능성을 열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미국화학회 학술지인 의약화학지(Journal of Medicinal Chemistry) 2월 27일자 오프라인판에 게재됐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