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윈도XP 서비스 지원이 중단되면서 보안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와 관련업체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정부는 악성코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동시에 전용백신을 제작·보급하는 비상대응반을 꾸렸다. 금융권은 ATM을 인터넷과 분리하고 사고 발생 시 비상대응 계획을 마련키로 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이례적으로 한국 정부와 공공기관의 상위버전 운용체계(OS) 도입을 지원하기 위한 지불유예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기업의 업그레이드 지원을 위한 솔루션도 내놓았다.
◇정부, 비상대응체계 강화
미래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윈도XP 기술지원 종료에 따른 보안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악성코드 모니터링과 전용백신을 즉시 제작·보급하는 비상대응반을 가동했다.
보호나라(www.boho.or.kr)와 118센터를 통해 해킹·악성코드에 대한 신고를 받는다. 또 윈도XP 취약점을 악용하는 악성코드 발견 즉시 전용백신을 제작, 보호나라 홈페이지를 통해 보급 할 예정이다. 윈도XP 전용백신의 다운로드와 자세한 사용 방법은 보호나라의 ‘윈도XP 전용백신’ 안내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미래부는 또 윈도XP 기술지원 종료를 계기로 특정 솔루션에 대한 의존도 탈피를 위해 국가·공공기관 대상으로 개방형OS 개발을 검토할 예정이다.
앞서 안행부는 윈도XP 기술지원 종료에 따라 신규 악성코드 감염과 해킹위험 노출 등 보안문제에 대응키 위해 지난 7일 부터 ‘행정기관 윈도우XP 대응 종합상황실’을 운영 중이다.
◇금융당국 긴급 현장점검 나서
금융당국은 ‘윈도XP’ 라이선스 종료에 맞춰 이달 은행과 상호금융사 대상으로 불시 현장점검에 나선다. 금융당국은 ATM 폐쇄망 운영 여부, 사고 발생 시 비상대응 계획 마련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한다. 불필요한 프로그램과 통신포트 차단 여부, 실시간 모니터링 여부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금감원 IT감독국 관계자는 “3월 말께 윈도XP 관련 금융사의 점검결과를 분석 중”이라며 “현장 점검을 강화해 각종 해킹 위협을 차단하고 사전에 악성코드 공격 등을 예방하는 폐쇄시스템 마련과 모니터링 강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은행도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국민은행은 직업 업무용 PC와 단말기는 ‘윈도7’으로 교체를 완료했고 하나은행도 이달 말까지 ATM을 영업점마다 1대씩 ‘윈도7’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인터넷이 차단된 폐쇄망을 구축하고 보안 프로그램을 통해 비인가 프로그램의 실행을 차단하기로 했다. 외환은행은 인터넷망의 ATM 접근을 차단해 현금입출금 등 ATM의 고유업무 외에 모든 업무의 접근을 차단하고 바이러스 백신·패치관리시스템에 대한 보안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MS, 지불유예 프로그램 가동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XP 지원종료에 따른 한국 정부와 공공기관 지원책으로 지불 유예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윈도 XP를 대체할 상위 버전 OS를 바로 납품받고 지불은 연말 또는 내년 예산으로 미뤄 집행할 수 있다. 주문 후 최대 9개월까지 지불을 유예할 수 있다.
윈도XP 지원이 종료 되지만 예산편성 등 문제로 상위 버전의 OS로 도입에 어려움을 겪는 기관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설명했다.
임우성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전무는 “잇따른 개인정보 유출 사고뿐만 아니라 잦은 해킹공격에 시달리는 한국의 특수성을 감안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정부와 공공기관의 원활한 신규 OS 업그레이드를 위해 애플리케이션 호환성 점검, 전환 계획, 신규 운영체제 설치·배포 등에 대한 기술지원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 기관은 정부기관에 필요한 패키지로 구성된 가입형 정부연간계약(GAS) 가입을 통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패키지에는 오피스뿐만 아니라 윈도 서버용 CAL 라이선스와 가상 데스크톱 접속 권한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OS전환에 따른 기업 웹사이트 운용을 지원하는 기능 ‘EMIE’도 내놓았다. EMIE는 윈도8.1 업데이트에 포함된다. EMIE를 사용하면 IE8를 사용하던 기업들이 윈도8.1로 업그레이드 할 경우 기존 IE8에서 사용하던 웹페이지들을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 별도 업그레이드를 해야 하는 부담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