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동부대우전자 심장부 광주공장을 가다

#. 지난 1일 새출범 1주년을 맞은 동부대우전자 심장부인 광주공장은 활기로 가득했다.

세탁기 등을 가득 실은 10톤 트럭이 쉴 새 없이 공장을 오가며 분주한 모습이었다. 하루 평균 700여대가 넘는 차들이 광주를 떠나 중남미와 유럽 등지로 떠난다. 동부대우전자는 페루에서는 양문형 냉장고, 칠레에서는 세탁기, 스페인·체코·베네수엘라에서는 전자레인지가 시장점유율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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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대우전자 광주공장의 세탁기라인에서 근로자들이 유럽과 동남아 등지로 수출되는 세탁기를 조립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1조8000억원 가운데 80% 이상을 수출을 통해 벌어들였다.

지난 10여년간 주인이 없어 제자리걸음이던 회사가 동부그룹 편입 후 가전제품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늘리면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 기존제품에 ‘전자제품의 꽃’인 TV와 제습기 등 소형가전 출시 계획을 줄줄이 세워놨다.

이 회사의 가장 큰 변화는 신제품과 품질관리 부문에서 먼저 일어났다.

광주공장은 지난해 상무급 팀장을 중심으로 한 생산혁신팀과 품질팀을 구성했다. 이들은 62곳에 달하는 협력업체의 공정 및 물류시스템 개선을 위해 수시로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단순히 공정관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성, 품질강화를 위한 컨설팅을 병행하고 있다.

박치상 광주지원팀 부장은 “10년 이상 혁신제품이 없다보니 신제품 개발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였다. 이를 위해 R&D인력을 50명 이상 늘리고 생산혁신과 품질강화에 주력했다”며 “경영현황설명회와 도시락간담회 등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경영에 직접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중품질검사제도 운영 중이다. 비록 제품불량은 아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불편할 만한 문제점들을 하나씩 개선하자는 취지다. 완제품에서 발생하는 흔들림 등의 결함이 2%대로 감소했다.

연간 140만대를 생산하는 세탁기 라인에서는 탈수에서 도어안정성, 접지도 등 품질향상을 위해 ‘품질개선 저녁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생산문제해결을 위해 매일 저녁 생산자와 관리자가 모여 활동한다. 하루 5500대를 생산하는 생산라인에서는 7초에 한 대꼴로 세탁기가 제조되고 있기 때문에 품질개선은 빠트릴 수 없는 중요한 공정이다.

품질향상 매뉴얼에 따라 생산동에서는 본체 캐피넷 프레싱, 코킹(용접) 등 작업이 일사분란하다.

현장에서 만난 이진현 세탁기 생산파트 부장은 “빌트인타입을 비롯해 미니사이즈 등 세탁기도 두 대 이상 사용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며“러시아, 브라질, 호주, 콩고 등 각 대륙별 소비자 성향과 생활환경을 꼼꼼히 고려한 제품을 생산해 글로벌 점유율을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TV시장 본격 진출도 계획 중이다. 중국 KTC와 엠스타로부터 부품과 디지털TV용 칩세트를 들여와 대우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방식이다. 7월경에는 동부대우전자가 직접 개발에 참여한 신제품이 나올 예정이다.

제품군 확장과 더불어 매출도 늘고 있다. 실속형 에어컨은 10만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NFC 기능을 적용한 스마트 냉장고도 출시 이후 3만3000대가 넘게 팔렸다.

에어프라이어 기능의 ‘프라이어 오븐’은 누적판매 1만2000대를 기록하고 있다. 원도어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프라이어 오븐 등은 단일모델로 월 1000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제습기 시장에도 새롭게 진출한다. 제습기가 기술 장벽이 높지 않고 지난해 관련 시장이 큰 폭의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포트폴리오 다양화 차원에서 시장 진입에 나설 방침이다.

권대훈 홍보팀 차장은 “5년 만에 재진입한 에어컨은 지난해 고무적인 성과를 기록했다. 당초 7만대 판매를 목표로 했지만 실제로 10만대 이상 팔려나갔다”며 “에어컨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이규동 생산본부 부사장은 “동부대우전자는 출범 후 첫 해외 연구개발(R&D) 조직을 중국 천진 생산 공장에 신설하는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지속해 오고 있다”며 “제품 라인업을 꾸준히 확대해 명실상부한 국내 종합 가전회사로 키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이어 “전사 차원의 체질개선이 오랜 워크아웃 기간에 겪지 못한 변화를 이끌고 있다”며 “올해는 고품질, 최저원가 제품을 늘리고 신규시장 개척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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