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핫이슈]운석

조용했던 진주시 대곡면 일대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지난 10일과 11일 잇달아 운석이 발견된 진주시 대곡면과 미천면 일대에 외지인 방문이 부쩍 늘어났다고 주민들은 전한다. 발견한 사람이 ‘임자’인 ‘로또 운석’을 찾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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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시 대곡면 파프리카 재배 비닐하우스에 운석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땅속에 박혀 있다.

◇운석 왜 비쌀까

겉보기에는 길에 보이는 돌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 운석. 운석의 가치가 높은 이유는 지구를 포함한 태양계의 진화를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물질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구와 태양계의 나이(약 45억6000만년) 또한 운석의 생성 연대를 측정해 얻어진 결과다.

인류가 지구 외 태양계 시료를 실험실에서 직접 관찰하고 분석할 수 있는 경우는 매우 제한적이다. 그 종류는 현재까지 지구에 떨어진 운석, 고층대기에서 채취한 행성 간 물질(interplanetary particles), 아폴로 우주인 등이 채집한 월석(lunar rocks) 등이 있다.

극지연구소는 운석은 현재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상당기간 동안 인류가 확보해 연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태양계 물질이라고 강조했다. 운석 연구는 지구를 포함해 태양계의 성인과 진화를 밝히는 데 매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예를 들어 휘발성 물질을 제외한 대부분의 원소에 대한 태양계 평균 조성은 운석 분석을 통해 정확히 구할 수 있다. 운석에는 태양계 이전에 존재했던 태양계의 기원물질에 대한 정보가 간직돼 있다. 태양계 성운이 생성되던 당시의 물리·화학적 조건에 대한 기록 역시 보존돼 있다. 나아가 비교적 큰 규모의 소행성이나 행성에서 유래한 운석을 통해서는 소행성과 행성의 진화 과정을 추정해 볼 수 있다. 운석에 포함된 유기물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생명체의 기원물질에 대한 접근도 가능하다.

◇운석 어디가면 쉽게 구할 수 있을까

바로 남극이다. 남극은 지속적인 빙하흐름의 영향으로 운석이 특정 장소에 농집되는 특성이 있어 매우 효율적으로 운석을 발견할 수 있다. 2000년 대영박물관에서 수정 발간한 운석연감(Catalogue of Meteorites)에는 2만3000여개의 운석이 수록돼 있다. 이 중에서 1만6000여개 정도가 남극에서 발견됐다. 현재까지 인류가 보유한 운석은 4만개가 넘는다.

남극에서 본격적인 운석 탐사가 시작된 것이 약 30년 전이다.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소수 국가가 운석 탐사에 참여하는 실정을 고려할 때 실로 엄청난 수의 운석이 남극에서 발견되고 있다. 남극에서 발견한 운석은 탐사팀을 운영한 국가 소유가 된다.

우리나라도 2007년부터 운석 탐사에 동참했다. 2007년 1월 우리나라 남극운석 탐사팀은 최초로 남극대륙 운석탐사를 서남극 티엘산맥(남위 85도, 서경 90도)에서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현재까지 여섯 차례 탐사로 총 180개의 운석을 회수해 세계 5대(미국, 일본, 중국, 이탈리아, 대한민국) 운석 연구국가로서의 입지를 강화했다. 운석은 박편관찰, 전자현미분석과 레이저 불화방식 산소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분류한 후 국제운석학회에 보고한 뒤 등록을 완료한다. 우리나라 소유 남극운석은 2011년부터 국내외 전문가들에게 연구용 시료로 분배되고 있다. 극지연구소에서는 현재 운석을 이용해 태양계 초기 물질 진화와 행성 발달 과정을 집중적으로 연구 중이다.

◇진주에서 발견된 것은 운석…가격은?

극지연구소는 지난 10, 11일 각각 진주 대곡면과 미천면에서 발견된 암석을 조사한 결과 모두 운석으로 확인됐다고 16일 밝혔다. 1차 분석 결과 두 운석은 오디너리 콘드라이트(ordinary chondrite)로 분류됐다. 두 운석은 철이 10∼20% 범위에서 함유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소는 애초 한 개의 운석이 대기권에서 쪼개져 낙하한 것으로 분석했다.

운석의 가격은 아직 정확히 정해지지 않았다. 파프리카 농가에서 발견된 운석은 국내에서 발견된 운석 중 가장 크다. 이종익 극지연구소 박사는 “운석은 상업적 가치를 매기지 않으나 조만간 시장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추정치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가격은 얼마나 희귀한 것인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평균적으로 제일 흔한 운석의 경우 1g당 5달러로 가격을 매긴다. 파프리카 농가에서 발견된 운석은 가로 18㎝, 세로 14㎝, 무게 9.36㎏다. 진주시 미천면 오방리 중촌마을에서 발견된 운석은 가로, 세로 각각 15㎝, 높이 17㎝, 무게 4.1㎏이다. 만약 진주에서 발견된 운석이 흔한 운석이라면 파브리카 농가에서 발견된 운석은 약 5000만원, 중촌마을에서 발견된 운석은 2000만원대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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