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에 보이는 현장을 입체로 기록·측정할 수 있는 ‘3D 카메라’ 기술에 대한 산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은 구글·애플·삼성 등 대기업은 물론이고 스타트업·투자자가 게임·유통·부동산 산업에 적용할 3D 카메라 기술의 잠재성에 주목한다고 보도했다. 보험·병원을 포함해 예상 적용처가 무궁무진하다. ‘우리 집을 무대로 벌이는 전투 게임’ ‘건물 내부 사진만 찍어도 사물 위치와 구조, 너비·높이까지 알려주고 실내 지도를 그려주는 앱’ ‘유통점의 제품별 판매 공간을 계획해 주는 시스템’ 등이 그것이다.
상용 3D 카메라 판매를 시작한 스타트업 ‘매터포트(Matterport)’는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회사는 3D 카메라 기술이 게임을 비롯한 부동산, 빌딩관리, 유통업에 획을 긋는 기술이 될 것이라 예상한다. 가장 기대가 높은 분야는 게임 산업. 매터포트의 개인 투자자 블레이크 크리코리언씨는 “내 집을 스캔해서 ‘콜 오브 듀티(Call of Duty)’ 게임에 넣으면 집에서 좀비와 전투를 벌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터포트는 사용자가 스캔한 3D 모델을 업로드 하면 웹에서 볼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에서도 3D 카메라의 역할이 클 것이라 예상한다. 빌 브라운 매터포트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수 천대로 시작해 내년까지 수 만대를 판매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글로벌 IT대기업의 눈도 3D 카메라 기술을 향했다. 3D 센서를 스마트폰 카메라에 접목하는 식이다.
구글은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3D 스캔이 가능하게 하는 ‘탱고 프로젝트(Project Tango)’에 착수했다. 시제품 스마트폰도 배포하면서 앱·게임 수급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애플이 인수한 이스라엘 스타트업 프라임센스(PrimeSense)도 3D 센서와 카메라를 개발해 온 기업이다. 올해 삼성과 플렉트로닉스는 모바일·가전·비즈니스에 쓰이는 3D 카메라·스캔 기술을 가진 이스라엘 기업 맨티스비전(Mantis Vision)에 투자했다.
스타트업 참여도 잇따른다. ‘링스 래버러토리스(Lynx Laboratories)’와 ‘닷프로덕트3D(DotProduct3D)’는 3D 카메라 예약 주문을 받는다.
매터포트의 경쟁사인 스타트업 ‘파라코즘(Paracosm)’의 아미르 루빈 CEO는 “이제 시작”이라며 “더 많은 기업이 뛰어들 것”이라 말했다. 파라코즘은 다양한 카메라로 찍힌 데이터를 3D 모델로 바꿔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매터포트가 카메라 판매에 집중하는 데 반해 파라코즘의 초점은 소프트웨어에 뒀다. 루빈 CEO는 “초기에 팔았던 하드웨어를 이제 만들지 않으며 3D 카메라 기술을 장착한 기기를 만드는 많은 기업이 봇물을 이룰 것”이라 예상했다.
매터포트는 퀄컴을 포함한 다수 투자사로부터 1000만달러(약 107억1500만원)를 투자 받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부연했다.
표. 세계 주요 기업의 3D 카메라 기술 개발·투자 현황 (자료:외신종합)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