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가정용 미국 LED 조명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기존 할로겐·백열등·냉음극형광램프(CCFL) 대비 전기 소모량은 줄어들고 수명은 길지만 가격 문제로 보급이 지체됐던 LED 조명의 대중화 속도에 불이 붙었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은 크리(Cree)를 필두로 필립스, 스위치 등 기업이 60·100와트 LED 전구 유통 가격을 잇따라 내린다고 보도했다.
크리는 이번 주 가전 유통점 홈디포(Home Depot)에 19.97달러(약 2만1300원) 짜리 100와트 LED 전구 신제품을 내놨다. 기존 100와트 LED 전구 최저 가격 대비 20% 이상 내린 가격이다. 다른 전구 가격도 줄줄이 깎은 크리의 홈디포 판매량은 23% 늘었다. 60와트 LED 전구 가격은 12.97달러에서 9.97달러(약 1만원)로, 75와트 전구 가격은 19.97달러에서 15.97달러(약 1만7000원)로 최저선을 각각 내렸다.
유사 사양의 할로겐·백열등 조명 가격이 2~3달러(약 2000~3000원) 수준인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높지만 LED 교체시 전기 소모가 80% 이상 줄어들고 수명이 수배~수십배 것에 비교하면 큰 가격 인하폭이란 평가다. 마이크 왓슨 크리 제품전략 부사장은 “일반 가정에서 충분히 수용할만한 가격대”라 설명했다.
크리에 맞서는 최대 경쟁사 필립스도 가격을 인하했다. 이주부터 필립스의 60와트 LED 전구 가격은 크리 제품 수준인 9.97달러에 팔린다.
외신은 60·100와트 LED 전구 가격이 적정선으로 내려왔다는 점이 LED 대중화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미국 IT 매체 긱닷컴은 “부담없이 살 정도의 가격을 갖춘 100와트 짜리 LED 전구는 매우 어려운 목표로 인식돼 왔다”며 “‘모든 조명의 LED 교체’를 위해 크리가 용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저가 경쟁은 신생 기업에도 확산됐다. 미국 LED 조명 스타트업 스위치(Switch)는 올 하반기 75·200와트 짜리 초저가 LED 전구를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40·60와트 LED 전구를 11.99달러에 팔고 있으며 추가로 가격을 깎는다.
시장조사기업 스트래티지언리미티드의 필립 스몰우드 애널리스트는 기존 조명을 대체하는 세계 LED 전구 판매가 지난해 10억 달러(약 1조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급속한 가격 인하에 힘입어 2018년 52억 달러(약 5조55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스몰우드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를 망설이게 한 유일한 걸림돌은 ‘가격’이었다”며 “크리의 대규모 가격 인하가 다른 기업의 움직임을 촉진시켰다”고 분석했다.
월마트가 지난해 하반기 자체 브랜드 ‘그레이트 밸류’로 내놓은 LED 전구도 9달러(약 9600원)부터 시작해 경쟁에 가세한 상태다. 월마트는 GE의 60와트 LED 전구도 11달러(약 1만1700원) 이하 가격에 판다.
미국 에너지부는 백열등을 LED 전구로 교체시 연 129달러(약 13만7600원)를 아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왓슨 부사장은 “LED 판매는 아직 가정용 조명 판매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가격 인하로 LED 조명이 빠르게 보급될 것”이라 전망했다.
<크리, 가정용 LED 전구 가격 인하 현황 (단위:달러) / 자료:외신 종합>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