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을 지키는 주부들의 경계 1호인 농약과 유해물질에서 자유로운 인삼 재배 방식이 정보기술(IT)과 결합해 탄생했다. 유해물질이 없는 배양 농장에 IT가 접목되면서 청정 인삼 재배가 보다 편리해진 셈이다. 농업진흥청의 고부가가치 농업기술과 미래창조과학부의 정보기술(IT)이 융합해 빚어낸 합작품이다.
미래부는 최근 창조 비타민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고부가가치 작물인 인삼 수경재배기술과 IT 식물공장 기술이 합쳐진 ‘인삼 스마트 팜 팩토리’ 실증단지를 조성했다.
스마트 팜 팩토리는 청정 수삼과 새싹 삼 재배에 최적화된 수경재배 기술에서 시작됐다. 여기에 첨단 IT를 접목해 스마트폰을 활용한 기술이 더해졌다. 앞으로 상용화와 양산화를 위한 대량 생산 기반 체계가 확립되면 우리 밥상은 물론 우리나라 인삼에 관심이 높은 세계인의 밥상에 오를 전망이다.
◇어떤 개발과정 거쳤나
청정 수삼은 농촌진흥청에서 2008년 개발했다. 깨끗한 환경에서 자란 인삼의 싹을 특수하게 조성한 영양액이나 인삼 전용 상토에 옮겨 심어 약 2내지 4개월간 최적의 환경조건에서 재배하는 방식이다. 뿌리만 먹었던 기존의 인삼과는 달리 잎과 줄기도 함께 먹을 수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청정 수삼은 최소 1년에 3~4회 이상 생산이 가능하다. 또 3개월 미만 어린 인삼은 사포닌 성분이 1년근 인삼에 비해 3~5배가 많다.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신선한 인삼을 연중 생산·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번에 개발한 스마트 팜 팩토리는 생산을 최적화할 수 있는 장치다.
수경 재배지로는 중형 트럭으로 이동이 가능하도록 표준화된 40톤 규모 컨테이너를 선택했다. 발포 스티로폼 단열재와 철골 프레임 구조로 무게를 최대한 줄였다. 원활한 이동을 위해 컨테이너는 최적의 모니터링 농장이 됐다. 스티로폼 단열재 위에는 청정수삼 재배를 위한 스마트 팜 팩토리를 개발해 설치했다. 최적의 생장 환경과 연동된 에너지 관리 시스템이다.
청정 수삼의 생장환경을 모니터링하고 분석할 수 있는 통합 관리 시스템도 갖췄다. 빛, 습도, 온도, 이산화탄소와 산소량 등 인삼 성장에 필요한 요소들의 최적점을 찾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청정 수삼이 씨에서 발아해 성장하는 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만들고 최적의 생장 환경 제어를 위한 알고리듬을 개발했다. 실험은 좋은 결과를 냈다. 지난해 총 3개의 테스트베드를 통해 그 효과를 입증하면서 상용화 가능성도 확인됐다.
미래부가 지난해 9월부터 스마트 팜 팩토리 실증단지 조성을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한 결과다. IT 전문업체와 대학, 영농조합의 참여도 빛을 발했다. IT기업인 엘시스와 라이프소프트, 순천대학교와 순천시농특산물유통영농조합법인이 참여했다.
미래부는 식물공장을 이용한 청정 수삼 재배 방법이 현장 실증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부가가치를 최대화 할 수 있는 표준관리 모델과 매뉴얼 제작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신시장 창출 및 수출 전망 밝아
스마트 팜 팩토리 구축 사업은 기후변화와 연작장해로 재배가 쉽지 않았던 인삼의 생장환경에 IT를 접목해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나아가 웰빙 먹거리 대량 생산뿐만 아니라 시장과 일자리 창출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IT를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작물인 청정 수삼을 최적의 생장환경에서 대량으로 재배하기 위한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지속적인 투자로 해외 수출까지 확대하기 위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도 큰 성과다.
미래부 관계자는 “새싹 인삼은 식의약 가공식품 원료로도 적합해 식품,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원료로 사용이 늘고 있어 미래 고부가 시장을 열 수 있다”며 “식물공장 생산 매출의 10배 규모인 약 500억원의 연간 시장 창출 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한류 열풍과 더불어 청정 인삼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아지고 있어 신선한 청정 인삼이 우리의 식탁은 물론이고 해외 수출에도 큰 성과를 낼 것이란 전망이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