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014]화웨이 "KT, SKT와도 협력할 것"…차이나 폭풍 더 거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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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LG유플러스에 이어 KT·SK텔레콤과도 무선통신 장비 협력에 나선다. 그동안 미국과 유럽 장비업체가 장악해온 한국 무선통신 장비시장은 화웨이의 가세로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통신사와 우리나라 장비업체 간 협력 생태계에도 판도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이언 딩 화웨이 캐리어네트워크비즈니스그룹 사장은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 2014 행사장에서 기자와 만나 “당장 LG유플러스와 무선 장비에서 협력하지만 KT·SK텔레콤 등과의 협력 관계도 더욱 돈독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KT와 SK텔레콤 무선 사업에도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그는 “최고 성능의 네트워크 기술을 제공해 한국 전체 통신망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일조할 것”이라며 “화웨이 장비를 토대로 고객사가 무선사업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게 한다는 목표로 한국사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미 화웨이는 우리나라 통신 3사와 유선 부문에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LG유플러스에 롱텀에벌루션(LTE) 기지국 장비를 공급하며 무선시장에도 첫발을 내디뎠다. 회사는 LG유플러스 LTE 기지국 장비의 성능이 검증되면 이를 무기로 KT와 SK텔레콤에도 관련 장비 공급에 나설 예정이다.

화웨이의 무선장비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장비시장의 생태계 변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 무선 솔루션 업계 한 사장은 “화웨이가 수많은 중국 현지 로컬 업체를 거느리고 있다는 점은 우리나라 업계가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며 “화웨이가 시장지배력을 확대한 이후 중국 협력사로부터 각종 무선부품을 들여다 쓴다면 국내 중소기업의 타격은 불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화웨이의 저가 공세가 계속되면 우리나라 통신장비 생태계에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LG유플러스 장비 공급권을 따내는 과정에서 화웨이는 경쟁사보다 30%가량 낮은 공급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화웨이의 저가 공세가 계속되면 글로벌 장비업체의 입찰 포기가 잇따를 수밖에 없어 결국 화웨이의 시장독과점 체제를 공고히 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에릭슨은 LG유플러스 LTE장비 공급 사업에서 마진율을 고수하다 화웨이에 자리를 내줬다. 전통적인 네트워크 벤더 알카텔 루슨트 역시 LTE장비 초기 입찰에서 노키아솔루션스앤드네트웍스(NSN) 등의 가격 공세에 밀려 입찰을 포기하는 등 시장 진입에 실패한 전력이 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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