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미래에 감춰진 웨어러블 기기 위험성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은 지난해 CBS 시사 프로그램에서 자신 가슴에 심은 자동 심장 세동제거기(細動除去器) 무선 기능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세동제거기는 불규칙한 심장박동을 감지해 전기 충격으로 통제하는 기기다. 테러리스트가 세동제거기를 해킹해 목숨을 뺏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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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초마다 한 장씩 사진을 찍는 내러티브 클립 카메라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했던 일상을 모두 기록해준다. 개인의 일상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의 사생활이 통째로 노출될 수 있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세동제거기는 웨어러블 기기의 일종이다. 웨어러블 기기가 확산되고 기술이 진화할수록 체니 부통령 사례처럼 위험성이 동시에 커진다. 재작년 블랙햇 보안 콘퍼런스에서는 해커가 800미터 밖에서 인슐린 펌프를 조작해 치명적인 복용량을 주입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의료분야뿐만이 아니다. 사생활 노출이나 기업정보 유출도 자주 논의되는 웨어러블 기기의 문제점이다. 컴퓨터월드는 산업 확산을 위해 웨어러블 기기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위험성을 27일 소개했다.

내러티브 클립은 옷깃이나 핸드백에 달아 본인의 일상을 30초 가격으로 기록한다. 의식하지 못하고 흘려보냈던 시간을 되새기고 중요한 장면은 다시 확인한다는 의미가 있다. 촬영한 사진은 웹사이트에 올려 다양한 방법으로 편집해 재생할 수 있다.

문제는 개인 일상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의 사생활이 통째로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구글 글라스가 나오면서 제기된 프라이버시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신체 다양한 곳에 달 수 있어 구글 글라스보다 더 큰 부작용이 우려된다.

경찰관이 쓰는 캅캠(Cop cams)은 음성 녹음이나 동영상 촬영을 위한 미니 카메라다. 선글라스나 소매, 헬멧, 견장에 달고 증거 자료를 수집하는 데 쓰인다. 컴퓨터월드는 범 집행자가 촬영한 동영상을 특정인에 유리하도록 편집할 수 있다는 게 캅캠의 가장 큰 위험성이라고 전했다. 범죄와 관계없는 일반인 대상 무차별 감시도 우려된다.

스마트와치는 기업 정보보안을 위협한다. 무선통신으로 스마트폰을 비롯한 다른 장비나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할 수 있다. 업계 전문가는 머지않아 스마트와치가 기업 데이터,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부 정보가 스마트와치로 유출될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에 기업 모바일 보안 전략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컴퓨터월드는 “피트니스 밴드, 스마트 안경 같은 웨어러블 기기는 혁신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되지만 프라이버시와 보안 우려도 동시에 커진다”며 “사생활 보호 권리와 규제 없이 수집되는 데이터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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