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냐, 공기청정기냐 말 많은 에어워셔의 성능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인증 체계 마련을 위해 업계가 머리를 맞댄다. 에어워셔를 시작으로 중소형 가전업체들의 신규 제품이 시장에 정착할 수 있는 인증 절차 마련의 첫 걸음이 될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자정보통신진흥회(KEA)가 지난주 일명 에어워셔로 불리는 기화식가습기의 7개 국내 제조사를 대상으로 공문을 전달, 이달 말 간담회를 열 것을 제안했다.
이는 에어워셔 제품 기술 기준이 미흡해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진흥회 측은 기존 삼성·LG전자 외 진흥회 회원사가 아닌 위니아만도, 위닉스 등 중견·중소 제조사에도 연락을 취했다. 벤타코리아 등 외국계 판매업체들은 제외했다.
진흥회 측은 업계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하고, 국가기술표준원 등 정부에 제안할 수 있는 기술 인증 제도를 마련키로 했다. 이에 관련업체들도 긍정적 반응을 보내고 있다.
진흥회 관계자는 “단순히 업계 차원의 대응만이 아니라 제품 품질 및 소비자 안전을 위한 인증 기준 마련이 필요해 진행했다”며 “에어워셔처럼 신규 제품의 인증 마련을 시작으로 물꼬가 트이면 향후 침구살균청소기, 음식물쓰레기처리기 등 중소기업 제품이 국내외 시장에 빠르게 정착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워셔는 당초 가습기 살균제 파동 이후에 급감한 가습기 수요를 대체해 겨울철 신규 필수 제품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물로 공기를 씻는다’는 에어워셔의 공기청정 성능을 일부 소비자시민단체 및 방송 등에서 ‘과장광고’로 문제 삼으며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겨울철 성수기 판매 때부터 제동이 걸리면서 시장성장률이 당초 기대에 못 미쳤고 판매량이 제자리 수준에 그쳤다는 것이다. 업계는 지난해 국내 에어워셔 판매량을 25만대 수준으로 보고 있다.
업체들은 기존 필터 방식의 공기청정기 인증(CA) 품질 기준은 에어워셔 성능 테스트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소비자단체 등과 갈등을 겪기도 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에어워셔 인증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어떤 업체는 가습기능만 강조하고, 다른 업체는 공기청정 기능까지 강조하는 등 이해관계가 달라 어느 하나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며 “국표원 등이 업체를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외부 연구기관 등에 의뢰하면 빠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에는 에어워셔 품질 기준이 마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