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네트워크 투자가 급감했다. 경기 불황을 이유로 자체 망 고도화를 최대한 늦추면서 관련 산업이 침체 늪에 빠질 조짐이다.
롱텀에벌루션(LTE) 투자가 마무리된 데다 기업 시장마처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통신장비, 서비스 등 관련 산업에 빨간 불이 켜졌다.
11일 한국IDC에 따르면 2013년 국내 네트워크 라이프 사이클 서비스 시장은 전년 대비 2.1% 성장한 6160억원 규모에 그쳤다. 2012년 0.8%P 성장에 비해 소폭 상승한 수치지만 전체 정보통신(IT) 서비스 시장 성장폭인 3.1%에 비하면 여전히 낮다.
네트워크 라이프 사이클 서비스는 통신사를 제외한 기업·공공기관의 네트워크 시스템 설계, 구축, 운영, 유지보수를 아우르는 망 관련 비즈니스를 의미한다. 하드웨어 장비와 소프트웨어 솔루션 공급 매출을 제외한 모든 항목이 포함된다.
IDC는 이처럼 저조한 성장세가 올해에도 이어져 관련 시장이 2.9% 성장에 머물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경민 한국IDC 책임연구원은 “보수적인 투자 기조가 기업 네트워크 시장 저성장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며 “수요 증대 한계로 2014년 시장도 제한적인 회복세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장비 시장도 기업 시장 회복이 절실하다. 한국네트워크산업협회에 따르면 2013년 국내 네트워크 장비 업계 매출은 전년 대비 4.8% 감소했다.
이동통신 부문은 매출이 2012년에 비해 10.9% 하락했고, 전송 부문은 농협 등 대규모 기업 망고도화 사업에서 외산 장비에 밀려 전년대비 매출이 11.2%나 줄었다.
통신사는 올해도 하향 투자 기조를 이어간다. SK텔레콤은 지난해보다 10% 줄은 2조1000억원을 설비투자(CAPEX) 비용으로 설정했고 KT는 지난해에 비해 6000억원을 낮춰 CAPEX를 집행할 계획이다. 6000억원 이상 CAPEX를 늘릴 예정인 LG유플러스를 감안해도 전체 시장이 2000억원 이상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장비 업계 관계자는 “롱텀에벌루션(LTE) 등 대형 투자 마무리로 이동통신 시장이 줄어드는 가운데 기업 투자마저 실종되며 관련 산업계가 좀처럼 성장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IDC는 빅데이터, 클라우드,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 등 기술 변화가 성장 토대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기업 망 사용주기가 길어지는 양상”이라며 “늘어난 데이터 트래픽을 유연하게 처리할 수 있는 네트워크 기반을 꾸미려는 노력이 신규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