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최대 SNS, 동성애 테러 극우파 활동에 골머리

러시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브이콘탁테(VKontakte)`가 극우파 활동으로 곤란을 겪고 있다고 12일 가디언이 보도했다.

소치 동계올림픽이 한창인 러시아는 동성애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푸틴 정부가 `반(反)동성애법`을 통과시킨 게 원인이다. 전 세계 동성애 인권운동가가 올림픽을 맞아 소치에 모여 항의 집회를 열었고 경찰이 몇몇을 체포하며 논란이 확산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동성애자로 금메달을 딴 네덜란드 선수를 찾아 포옹하는 등 여론달래기에 나섰지만 극우파 행동은 더욱 대담해지고 있다.

이들은 브이콘탁테에 동성애자 학대·폭행 영상과 함께 혐오 글을 지속적으로 올린다. 핵심은 `소아성애 점령(Occupy Paedophilia)`이란 그룹이다. 9만 회원을 가진 이 그룹은 동성애자가 국가 최대 행사인 소치올림픽을 망친다는 인식을 가진 극우주의자가 대부분이다.

동성애자를 상대로 무차별 폭력을 휘두르며 SNS에서 동성애자 차별 발언과 이들에 대한 분노를 쏟아낸다. 이들이 브이콘탁테에 올린 영상과 사진에는 동성애자를 집단 폭행하고 욕설과 협박하는 모습이 담겼다. 가디언은 이런 콘텐츠가 브이콘탁테 내에서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좋아요`를 누르고 공유하는 사람도 많다고 고발했다.

극우파들은 폭행 영상을 올리는 것 외에도 동성애자에게 접근하는 채널로 브이콘탁테를 악용한다. SNS상에서 동성애자에게 접근해 호감을 표하고 오프라인으로 유인해 폭행한다. 이 같은 사실은 영국 지상파 방송국 `채널 4` 보도로 알려졌다. 브이콘탁테는 극우파 활동을 막고 관련 콘텐츠를 최대한 삭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동성애자를 차별하는 콘텐츠를 삭제하고 관련 게시물을 올리는 이들의 활동을 막고 있다”며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올리는 것이 SNS의 본질이지만 불법행위를 다룬 콘텐츠는 예외”라고 밝혔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