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빼앗기는 "동부 몸살"…中은 지금 `동서 인력 잡기` 전쟁 중

고급 인재를 중심에 둔 중국 동부와 서부 기업 간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12일 신화통신은 `인재 두고 첨예한 지역 분쟁 중인 대륙`이란 제하 기사로 주요 제조사가 몰려있는 동부 연안 지역이 춘절 이후 심각한 인재 부족 문제에 시달린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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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인 인재 채용 정책을 벌이는 서부 대표 도시 중 하나인 충칭 <자료:충칭 지자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6일까지 이어진 춘절 기간 고향으로 돌아온 인재를 잡으려는 서부 지역의 `인재 빼가기`가 속도를 내면서 동서 경쟁이 불붙은 양상이다. 신화통신은 중국 정부 산하 `광저우 인적 자원 시장 서비스 센터` 조사를 인용해 춘절 이후 이주 초 집계 결과 광저우 지역에서 12만3300명 인력이 미달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80% 이상 기업이 춘절 이후 생산성 회복 여부를 염려하고 있다. 광저우는 상하이, 톈진과 함께 대표적 동부 해안 대도시 중 하나로 다른 지역도 매한가지다. 왕 지앤민 푸젠성 인적자원·사회안보국 부국장은 “푸잰성 해안 지역 기업에서만 약 8만명이 부족한 상황”이라 말했다.

취업을 위해 고향을 떠났던 근로자가 춘절 기간 귀향한 이후 새 직장을 찾는 일은 중국 고용 시장의 고질적 문제다. 동부를 떠나는 이직자가 유난히 많은 올해는 제조업 마비 사태가 염려될 정도로 심각하다고 전해진다.

많은 동부 해안 제조 기업이 새 인력을 찾아 서부 내륙까지 원정을 나섰지만 이마저 녹록치 않다. 동부 저쟝성 지역에 소재한 신다일렉트로닉스 인사부의 투오옌 매니저는 “직원을 새로 채용하러 남서부 충칭까지 갔지만 목표치의 40%에 불과한 80여명을 구하는 데 그쳤다”고 토로했다.

광둥에서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치윈플라스틱의 리 룬차이 이사도 충칭에서 인재 채용 행사를 열었지만 비관적이다. 리 이사는 “과거 주장강에서 일하던 많은 좋은 인재가 충칭으로 돌아갔으며 중국은 큰 노동 시장인지 몰라도 잃었던 근로자를 다시 찾아오기는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광둥성에 위치한 주장강 삼각주 지역은 예로부터 제조업이 몰려 `중국의 공장` 역할을 해온 경제 발전의 엔진이었다. 신화통신은 “제조업체가 몰려있는 광둥성은 공장을 돌리기 위한 새 근로자를 찾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다”며 “돌아오지 않는 근로자로 인해 동부 연안 생산성이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일부 기업은 월급을 올리고 있지만 비싸지는 물가도 걸림돌이다. 저쟝성 전자 제조기업에 일하는 주 시위 씨는 “월급은 생활비로 몽땅 다써야할 판”이라 토로했다. 고물가가 서부로 이동을 부추기는 양상이다.

반면 충칭의 용촨, 허촨, 푸링 지구는 지역 정부의 경제 활성책에 힘입어 최소 매년 1만5000명의 근로자가 새로 유입된다. 동부와 서부 IT 기업의 평균 월급 격차도 2008년 1400위안(약 24만원)에서 지난해 400위안(약 7만원)으로 줄었다. 저쟝성의 휴대폰 설계·생산 기업 윙테크의 샤오쉐빙 부회장은 “우리는 인력을 20% 늘릴 것”이라며 “직원 복지도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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