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백충렬 한국진공연구조합 이사장 "진공 기술은 첨단 산업의 기반"

“반도체·디스플레이처럼 진공 기술을 응용한 분야의 기술 수준은 높으면서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되는 진공기술에 대해서는 왜 관심이 없는 것일까요. 진공기술 발전 없이는 첨단 응용 산업의 발전을 기대하기 힘든데도 진공 전문학과조차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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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 한국진공연구조합 이사장을 역임한 백충렬 이사장이 지난 3일 7대 이사장에 다시 선출됐다. 백 이사장은 우리나라 첨단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진공기술 저변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대면적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생산 수율의 관건은 유기물 증착을 위한 고진공 상태의 효과적인 관리와 제작이다. 하지만 현실은 딴 세상이다. 정부가 정해 놓은 산업기술분류표에도 진공기술 항목은 없다. 그는 “정부는 진공기술·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해 산업분류표에 진공이라는 가시적인 분류를 만들어야 한다”며 “학계도 진공 관련 기술을 체계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과나 과목을 개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진공연구조합은 인력양성 사업에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진공기술 관련 산학연 전문가를 중심으로 진공기술교육기획위원회를 구성해 즉시 활용 가능한 인력을 배출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만들 예정이다. 산업계 인력과 학생들에게 진공기술 교육도 수시로 진행할 계획이다.

백 이사장은 “우리나라에 전문 교육기관이 전무하기 때문에 조합에서 진공기술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고자 한다”며 “가칭 `종합적 진공기술 인력 양성사업 수립`을 위한 용역 사업부터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합 회원사 상호 협력방안 모색도 중요한 일이다. 진공 사출장비, 진공 펌프, 진공 게이지 등 각종 부품 기술력이 전체 진공 시스템의 성능을 좌우한다. 진공 관련 부품을 만드는 기업과 시스템 기업이 협력한다면 상생할 수 있다. 협력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기 때문에 백 이사장은 이미 사업장에서 부품 국산화율을 최대한 끌어올린 상태다. 백 이사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한국알박은 일본 알박의 자회사지만, 한국산 부품 채택률이 85%에 이른다.

그는 “국산 부품 채택률이 높은 것은 그만큼 오랜 기간 쌓은 공정 노하우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라며 “시스템과 부품기업의 협력은 서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조합은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부품채택설명회 행사도 추진할 계획이다.

백 이사장은 또 “정부가 주관하는 진공기술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조합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각종 R&D 기획도 지원할 것”이라며 “회원사에 R&D 관련 정보를 전달하고 제안서 작성 등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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