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에서 전자제품 사용은 곧 러시아에 감청 허용하는 꼴
미국 정부가 `소치 올림픽` 참관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하는 자국 시민에게 러시아 정보당국의 정보 감시 사실을 경고했다. 아예 전자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만이 감시를 피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미국 연방정부 해외안보자문위원회(OSAC)는 소치를 방문하는 해외 여행객의 모든 전자기기의 사용이 러시아 정부의 `소름(SORM)` 시스템으로 감시당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올림픽 참가 운동선수를 물론 언론인과 관광객을 불문하고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휴대폰과 인터넷을 거치는 모든 정보가 대상이다. 위원회는 소름 시스템이 올림픽 개막 직전 성능을 강화해 통신 접근성을 한층 높였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2000년부터 모든 통신·인터넷 서비스에 소름 설치를 의무화해 운영해 왔다. 소름의 올림픽 감시 정황은 러시아 보안 전문 전문가이자 저널리스트 안드레이 솔다토브와 아니리나 보로간의 폭로로 지난해 10월 처음 드러났다. 위원회는 “시스템은 모든 전화 통화, 유무선·와이파이 인터넷을 감시하며 사용자의 개인 정보와 데이터를 수집하고 저장한다”며 “녹음도 할 수 있으며 위치 정보도 포함한다”고 강조했다.
민감한 단어를 쓰는 사용자를 집중 추적하는 성능과 녹음, 위치 확인 기능도 갖춰 사용자 주의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위원회는 “심층적 패킷을 사용한 검열로 러시아 당국이 사용자의 이메일·웹 채팅·소셜 미디어에 쓴 특정 단어·문구를 걸러내 추적할 수 있다”며 “소름 시스템은 테러리스트의 위협에 대응하는 러시아 국내법에 의해 합법적으로 운영 중”이라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또 호텔방과 자동차를 포함한 여러 곳에서 생소한 감시에 노출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무료이거나 선물로 증정되는 PC의 저장장치, USB와 CD·DVD에도 악성코드가 포함됐을 수 있다고 봤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이 경고는 빠르게 바뀌는 세상에서 소비자가 새로운 기술을 선택하는 것이 누군가에게 감시당하는 새 통로가 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는 공공·무선 데이터 이용을 피하고 전자기기의 민감한 정보를 지우거나 이동시 배터리를 분리하는 방법을 쓰라고 미국 정부는 권유한다”고 전했다. 또 “감시를 피하는 것도 또 하나의 `올림픽`이 될 지경”이라며 “위원회는 근본적으로 전자기기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도 극단의 방법이라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표]소름 시스템의 감시 활동과 내역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