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DPI, 감청기기인가 트래픽 관리 도구인가?

다시 들끓는 휴대폰 감청 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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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I(Deep Packet Inspection) 장비를 둘러싼 감청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쪽에서는 사생활을 들춰 보는 내시경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반대편에서는 통신 유형 및 패턴만을 볼 수 있다고 항변한다. 단순히 디도스와 트래픽 관리 목적으로 이용된다는 설명이다.

이러다 보니 DPI 장비는 망중립성 논쟁에서부터 야당 의원에 대한 감시논쟁까지 다양한 사건에 휘말리기도 했다.

2011년에는 경실련이 국가인권위원회에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DPI 사용을 규제해 달라는 진정을 내기도 했다. DPI 사용이 헌법이 보장하는 프라이버시 침해의 반인권적 요소가 있다는 게 진정서의 골자다. 윤철한 경실련 팀장은 “DPI 장비를 통해 콘텐츠의 패턴만 본다고 얘기를 하지만, 통신내용까지 볼 수 있는 충분한 개연성이 높다”며 “기업에서 내용까지 보고 있다면 끔직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DPI 장비를 일부 사용하는 통신사들은 망을 통해 오가는 내용을 볼 수 없다고 못을 박는다. 일시적으로 특정 망에 과부하를 일으키는 디도스(DDoS) 공격 방지 및 고객들의 서비스 이용 유형 분석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통신 신상품 개발을 위한 데이터 수집과 마케팅 활용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2012년에는 민주당 신경민 의원실에서 문제를 제기해 국회 사무처와 공동으로 공개 기술 테스트가 벌어지기도 했었다.

감청을 위해 수집되는 정보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당사자의 통신 내용(CC, Content of Communication)과 통화관련 데이터(IRI:Intercept Related Information)이다. 통신 내용은 음성·비디오·문자 등을 포함하며, 통화관련 데이터는 송수신·전화번호·통화빈도·통화기간·통화위치 등이다. 일반적으로 통화관련 데이터는 통신회사가 과금이나 네트워크 관리를 위해 수집해 오고 있어 법집행기관도 적법한 절차를 따라 제공받을 수 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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