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화나게 하는 `플래피버드`, 앵그리버드 인기 재현한다

사용자를 화나게 한다는 독특한 발상으로 혼자 개발한 스마트폰 게임이 모바일 콘텐츠 시장을 강타했다고 6일 벤처비트가 보도했다. 주인공은 베트남 개발자 응우옌하동이 만든 `플래피버드(Flappy Bird)`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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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피버드 게임 화면.<앱스토어 자료>

지난해 5월 애플 앱스토어에 공개된 플래피버드는 뒤늦게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기 시작해 최근 미국과 영국, 핀란드 등 세계 88개국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 지난주 선보인 안드로이드 버전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도 단숨에 무료 부문 1위에 올랐다.

단순한 그래픽으로 1990년대 게임을 연상시키는 플래피버드는 스마트폰 화면을 두드려 파이프를 피하는 단순한 게임 방식이다. 사용자가 화면을 두드리면 새가 위로 날아오르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밑으로 내려온다. 두드리는 강도를 조절하며 닌텐도 게임 `슈퍼마리오`에서 본 듯한 파이프 사이를 통과한다. 새가 땅이나 파이프에 닿으면 게임이 끝난다.

응우옌하동은 3일 간의 작업으로 이 게임을 완성했다. 출시 반 년을 훌쩍 넘긴 게임이 갑자기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건 사실상 전례가 없는 일이다. 개발자 역시 갑작스런 인기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가디언 등 외신이 분석한 플래피버드 인기의 가장 큰 배경은 말도 안 되게 어려운 게임 난도다. 사용자는 파이프 하나를 통과할 때마다 1점을 획득하는데 거의 모든 사용자가 5점을 넘지 못한다. 3점도 쉽지 않다. 파이프 5개를 지나는 게 너무 힘들다보니 게임시간 역시 굉장히 짧다. 사실상 10초 안에 게임이 끝난다. 상상을 초월한 어려움은 도전 정신에 불을 지르고 빠른 게임 시간은 반복 도전을 유도한다.

살인적 난도는 사용자의 자부심 혹은 패배감으로 이어진다. 사용자가 자신이 얻은 점수를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와 유튜브에서 공유하자 플래피버드 인기에 도화선이 됐다. 유튜브에는 5점을 얻은 사용자가 기쁨의 춤을 추고 친구들이 열렬히 축하하는 동영상 등이 올라와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 10점을 획득한 사용자 인증사진에는 `마스터(장인)`란 찬사의 댓글이 줄을 잇는다. 낮은 점수를 받은 사용자의 좌절(?)에는 같은 처지의 사용자가 함께 분노를 터뜨린다.

벤처비트는 “사용자를 성질나게 하는 `헐렁한 새(플래피버드가)`가 `성난 새(앵그리버드)` 인기를 재현하고 있다”며 “극도의 게임 난도가 분노와 좌절, 혼란, 도전의식 등을 불러오며 강한 중독성을 갖는다”고 분석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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