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 상품으로 부활하는 파나소닉

위기의 파나소닉이 틈새 시장에서 부활을 꿈꾼다. TV 등 전통적인 가전 시장에서의 출혈 경쟁은 과감히 포기하는 대신 자동차 부품, 기내엔터테인먼트 같은 틈새 상품에 소프트웨어 역량을 얹어 수익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과 로이터에 따르면 파나소닉이 주력 상품이었던 TV 대신 자동차 부품과 태양광 패널,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 신규 사업 비중을 확장하며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12월로 끝난 2013 회계연도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1166억엔(약 1조243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같은 기간 기록한 영업이익 346억엔의 세 배을 웃도는 금액이다. 시장 전망치 662억엔의 두 배에 가깝다.

로이터는 파나소닉이 삼성전자 등 경쟁사에게 밀리면서 가전사업이 위축됐지만 지난 2년간 자동차 부품 사업과 주택건설 사업에 집중해 스스로 `다른 모습`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3분기 파나소닉의 자동차 및 공업시스템 부문은 282억엔(약 3000억원)의 이익을 기록했고 가정용 부품 및 기기로 구성된 `에코솔루션` 부문은 321억엔(약 3420억원)을 남겼다. 해당 이익이 전체 매출에 기여한 비중은 60%에 달한다.

파나소닉 측은 “틈새상품 매출의 총액이 앞으로 4년 안에 파나소닉 가전제품 매출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쓰가 가즈히로 파나소닉 사장은 지난 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4` 인터뷰에서 “파나소닉하면 플라즈마TV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지만 이제 기존 이미지를 벗어던질 때”라고 강조했다. 올해 CES에서 파나소닉은 초고화질(UHD) TV 신제품과 대등한 규모로 차량 오디오 시스템과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부스를 마련했다.

최근 파나소닉은 적자의 늪에서 허우적댔다. 2011 회계연도에는 10조원이 넘는 일본 제조업 사장 최대 적자를 내는 오명을 썼다. 2009년에는 주력상품이던 TV의 플라즈마디스플레이(PDP) 생산을 중단했으며 틈새 사업에 더욱 역량을 쏟았다. 그간의 성과가 조금씩 빛을 보고 있다는 평가다.

파나소닉은 하드웨어 뿐 아니라 차량용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에 자사 소프트웨어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내놓으며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의 변신도 함께 시도하고 있다. 쓰가 사장은 “소비자의 취향을 잘 아는 파나소닉은 시장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며 브랜드의 강점과 잘 갖춰진 생산 설비, 틈새 상품에 소비자 가전 기술 접목 등을 예로 들었다. 애툴 고얄 제프리 애널리스트는 “파나소닉은 개혁으로 탈바꿈한 챔피언으로 간주된다”며 “틈새 업계의 강자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도시바와 히타치도 새로운 길을 모색하며 현재의 위기를 돌파해 나가고 있다. 도시바와 히타치는 각각 친환경 기술과 인프라스트럭처, 의료기기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가전제품 매출 하락으로 생긴 공백을 채우고 있다.

<파나소닉 이익 변화>

파나소닉 이익 변화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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