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오는 5월 선출되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으로 장클로드 융커 전 룩셈부르크 총리를 지지한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선거 과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메르켈 총리가 `3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리는 유럽국민당그룹(EPP) 전당대회에서 EU 집행위원장 후보로 융커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란 보도 직후 융커에게 직접 전화해 지원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메르켈을 비롯한 많은 EU 지도자가 융커에게 출마를 권유하고 촉구해왔다”며 “이 모든 것이 융커가 유럽국민당 소속 후보로 나서는 데 `녹색불`”이라고 말했다.
융커는 1995년부터 18년간 룩셈부르크의 총리직을 맡으며 민주적으로 선출된 최장수 정부수반이란 기록을 세웠다. 그는 2005~2012년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유로그룹) 의장직을 맡으며 EU 내에서도 입지를 쌓았다. 메르켈 총리가 속한 독일 중도 보수 기독교민주당(기민당·CDU)과 융커 전 총리가 속한 룩셈부르크 기독교사회당(기사당·CSV)은 모두 유럽의회의 EPP 소속이다. 유럽의회는 이런 유럽국민당과 같은 초국적 정파로 구성된다.
5월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는 정파별로 대표 후보를 내놓고 선거에서 승리한 집단의 대표 후보가 EU 집행위원장에 오르는 사실상의 직선제로 치러질 예정이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