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 정보통신시대 M2M(Machine to Machine)이 부상하면서 기존 B2B·B2G 시장보다 B2C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주목 받는다. 2012년부터 일상생활에서 이용하는 가전제품과 자동차에 M2M 기술이 적용되는 등 B2C 시장으로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M2M산업 중에서는 소비자 가전, 자동차, 헬스케어, 지능형 빌딩, 유틸리티 5개 분야가 크게 성장하고 있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디바이스를 기준으로 2020년 전체시장의 91%를 차지할 전망이다. 특히 자동차 분야 M2M은 이머전시·e콜, 내비게이션, 자동차 플랫폼 적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예로 커넥티드카를 들 수 있다. 무선으로 다른 차량이나 교통인프라와 통신하며 위치·속도·방향 등의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충돌을 줄이고 잠재 위험을 경고한다. 운전자의 혈중 알코올 농도나 건강 상태를 파악해 운전 가능 여부를 점검하는 형태로 진화한다. 이외에도 교통이 혼잡한 구간에서 트럭이 트레일러를 직접 견인하지 않고 개별적인 차량으로 분할돼 무선으로도 움직일 수 있게 된다.
헬스케어 분야의 M2M커넥션도 세계적인 고령화와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당뇨병 환자 몸에 혈당을 체크하는 센서를 삽입해 두면 담당 주치의가 무선으로 해당 환자의 혈당수치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덕분에 많은 국내 RF부품, 모듈 개발전문 기업이 M2M 산업 또는 B2C 시장에 필요한 부품·모듈의 경박단소화, 고집적화 및 고성능화 관점에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보다 원천적 기술력인 소재개발은 대기업조차도 미진한 실정이다.
우리나라와 가까운 일본 교세라·무라타·히타치 등과 같은 RF부품·모듈 개발전문기업은 소재부터 직접 연구개발을 하고 자체 생산한 소재를 이용해 부품·모듈을 개발한다. 제시간에 부품·모듈을 개발해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아질 뿐만 아니라 소재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자체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빠르게 원인을 분석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반면에 우리 상황은 어떤가. RF부품·모듈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소재와 소자를 수입에 의존한다. 일부 기업은 자체 생산한 소재와 소자를 이용해 부품·모듈을 개발하고 있으나 양산 안정화까지 많은 자금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중소기업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제조업에 강하다. 2000년대 세계 최초 CDMA 상용화 성공으로 세계적으로 IT 분야에 강한 나라로 인식됐다. 그러나 2000년대 삼성이 휴대폰 단말을 제조할 당시에도 CDMA 원천기술인 핵심 칩은 미국 퀄컴에서 공급 받았으며,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했다. 원천기술의 부재가 낳은 악몽과 같은 현실이었다.
우리 RF부품·모듈 개발전문기업도 달라져야 한다. 단순 제조기술을 이용한 RF부품·모듈 개발에서 탈피해야 한다. 기업이 RF부품·모듈 개발에 필요한 차별화된 소재·소자개발 및 생산능력을 보유해야 한다. 또 정부는 단계별 추진전략을 갖고 소재·소자 원천기술 개발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당전문기업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스마트 정보통신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질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무한 글로벌 경쟁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류병훈 EMW 사장 ryu@emw.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