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인수합병에 대한 우려로 소프트뱅크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고 3일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소프트뱅크 주가는 3일 기준 전일 대비 1.61% 하락한 6950엔을 기록했다. 올 들어 23%나 떨어졌다. 1월 21일 이후 9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등 약 한 달 만에 시가총액 260억달러(약 28조3000억원)가 증발했다. 손정의 회장 개인 자산도 올 들어 38억달러(약 4조1367억원) 줄었다.
최근 주가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소프트뱅크의 연이은 인수 행보 때문이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미국 3위 이동통신사 `스프린트` 인수에 이어 4위 기업 `T모바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T모바일까지 인수해 단숨에 미국 시장 선두를 넘본다는 복안이지만 시장은 우려의 눈빛을 보낸다.
지난해 스프린트를 사면서 재정 상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추가 대형 인수는 상당한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소프트뱅크가 떠안은 스프린트 부채는 200억달러(약 21조7600억원)로 시장평가기관 무디스는 스프린트 인수 후 소프트뱅크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정크)으로 강등했다. 이 상황에서 T모바일 인수를 위해 미국에서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T모바일 인수에 성공하면 소프트뱅크의 총 부채는 1087억달러(약 118조원)로 늘어난다. 미국 규제 당국이 반독점을 이유로 T모바일 인수를 승인할지도 확실하지 않다.
스프린트가 아직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다. 오히려 올해와 내년 4G네트워크에 대규모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자금 압박이 크다. 총 140억달러(약 15조2300억원) 투자를 계획하고 있지만 망 품질 향상을 위해 최대 31억달러(약 3조3700억원)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스프린트는 최근 미국 이통사 간의 보조금 경쟁에서도 밀리고 있다. 지난 3분기 동안 버라이즌이 340만명, T모바일이 200만명의 신규 가입자를 유치한 반면 스프린트는 신규 가입자 유치에 실패하며 전체 가입자 감소를 걱정하는 처지다.
가와사키 도모아키 이와이코스모홀딩스 연구원은 “재무적 부담 증가와 스프린트 인수 효과 미미 등 부정적 징후가 시장 우려를 키우고 있지만 손정의 회장이 T모바일 인수 의지를 꺾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프트뱅크 최근 시총 추이.(단위:억달러)
(자료:블룸버그)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