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여명이 부스를 찾았는데 관련 업계 사람은 고작 10명 정도였다.”-IT업체 A사 대표
“컨벤션센터(메인홀)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썰렁했다. 전시회 구경만 잘하다 왔다.”-IT업체 B사 대표
지난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가전쇼 `CES 2014`에서 한국공동관에 참여했던 업체 대표들의 말이다. 공동관 위치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다. 공동관이 위치한 베네시안은 메인홀인 컨벤션센터(LVCC)에서는 도보로 이동하기 힘든 곳이다. 자동차로 이동해도 교통이 원활해야 7~8분이 소요된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행사 주최 측은 업체 부스 배치에 업종을 고려했다. 예컨대 자동차는 LVCC 북(노스)홀, 디지털헬스와 피트니스는 LVCC 남(사우스)2홀, 엔터테인먼트·콘텐츠는 LVCC 센트럴홀, 3D프린팅은 LVCC 남3홀 등이다. 베네시안에는 오디오와 라이프스타일 관련 업체가 주로 들어섰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포함 중국·대만·홍콩 국가공동관이 자리 잡았다. 오디오나 라이프스타일 관련업체라면 만족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볼멘소리가 나올 만하다. CES를 참관한 모 협회 관계자는 “수산시장에서 배추를 파는 격”이라고 표현했다.
정부 측은 `불가항력`이라는 주장이다. KOTRA 관계자는 “국가 공동관과 개별 업체관을 구분해서 부스 배정을 하기 때문에 우리가 원한다고 메인홀에 들어갈 수는 없다”며 “주최사는 슈퍼갑이어서 우리가 원하는 위치를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협조해 좋은 위치 배정을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황병소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진흥과장은 “한국관 위치에 대한 일부 불만 의견을 접수했다”며 “내년 전시회는 사전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좋은 위치를 확보하도록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원시스템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시회 부스가 업종별로 배치되는 만큼 개별 참가 기업 지원을 고민해야 한다는 요구다. 현재 정부는 공동관이 들어서지 않는 전시회에 한해서만 업체당 최고 600만원까지 참가비와 장치비를 지원한다. 현 시스템에서는 CES와 같은 세계적인 행사에 정부 자금 지원으로 단독 부스 참여가 불가능한 셈이다. 올해 KOTRA 등을 통해 한국공동관이 개설될 전시회만 125개에 달한다. 이번 행사에서 중국 정부는 공동관에 나오지 않는 개별 참가 기업에도 자금 지원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제각각인 기업 요구에 맞춘다는 측면도 마찬가지다. 예정된 바이어나 거래처를 만나기로 한 곳은 한적한 곳에 들어서도 상관없겠지만 바이어나 거래처를 찾아야 하는 기업은 업종관 참여를 희망한다. 한국공동관 실효성 의문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만약 국내 전시회에 `중국관`이 세워진다면 선뜻 가보겠느냐”며 “정부는 공동관을 세워 생색내는 것을 원하겠지만 산업계를 위한다면 개별 지원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표】해외전시회 정부 지원 내용
※자료:KOTRA

김준배·이호준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