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中企 동반성장 지킴이 `기술임치제`]<2>활용 우수기업-디바이스이엔지

디바이스이엔지(대표 최봉진)는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세정 장비 전문 업체다.

2002년 회사 설립 후 디스플레이 세정 장비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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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바이스이엔지 연구원들이 OLED 마스크 세정공정 중 발생하는 약액의 PH값을 측정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마스크 클리너(Mask Cleaner)는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디스플레이 핵심 장비인 유기물 증착 장비에 사용되는 FMM 표면에 증착된 유기물을 세정하는 장비로, 현재까지 국내시장 점유율이 80%를 웃돈다. 마스크 표면을 균일하게 세정할 뿐만 아니라 세정된 유기물의 재흡착을 방지하는 기능을 갖췄다.

2009년 AMOLED용 디스플레이 양산 공정에 최초로 적용된 후 현재까지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 회사의 가장 큰 경쟁력은 소프트웨어(SW) 기술력이다. 대부분 장비회사들이 하드웨어(HW)에 치중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면 디바이스이엔지는 SW를 근간으로 한다.

최봉진 사장을 비롯한 창업 멤버들이 창업 당시 SW기술로 장비사업에 뛰어들었다. 또 외국 장비를 내재화하는 과정에서 축적된 SW 업그레이드 노하우가 유연한 장비 개발로 이어져 회사의 강력한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구개발(R&D)설계인력이 전체 직원의 60%를 차지할 만큼 R&D에 특화된 업체로 성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성장 과정에서 시련도 없지 않았다.

무엇보다 애써 힘들게 개발한 기술을 보호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장비 관련 산업 특성상 사용 고객사에서 해당 기술에 대한 공개를 요청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기술개발 완료 후 지식재산권(지재권)획득과 사업화가 동시에 이뤄지지 않는 탓에 지재권만으로 개발된 기술을 보호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기술개발에 참여한 임직원 및 관계자에 의한 기술 유출 위험도 상시 존재했다.

이러한 고민은 4년 전 기술자료임치제(이하 기술임치제)를 도입하면서 말끔하게 해소할 수 있었다.

당시 기술유출을 막기 위해 대책을 준비 중이던 회사는 대·중소기업협력재단(동반성장위원회)의 `민관 공동투자 기술개발 과제`에 참여하면서 우연한 기회에 기술임치제를 알게 됐다.

지난 3년여간 임치한 기술만도 반도체·디스플레이 보관용기 세정기술 등 8건이나 된다.

도입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우선 기술임치제는 회사의 핵심 기술 유출을 막는 커다란 방어막으로 작용했다.

김주태 이사는 “대기업에 우리 기술을 제안할 때 기술임치제는 기술 유출을 막는 방어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며 “기술임치로 인해 대기업과의 신뢰 관계도 예전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고 효과를 설명했다.

특허로 전환하기 어려운 핵심 기술에 대한 대외 신뢰도가 높아지고, 영업 단계에서 사용기업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기술자료 공유로 기술개발 협력관계가 향상됐다.

사내 인식도 달라졌다.

기존 특허위주의 기술보호 정책보다 기술임치제가 보다 쉽게 기술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로 의식이 전환돼 활용방법에 대한 확산이 빠르게 진행됐다. 내부 임직원의 기술 유출 가능성도 낮출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최근 대·중소기업협력재단(동반성장위원회)의 기술임치 방식이 기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확대되자 디바이스이엔지는 최근 개발되는 기술마다 우선적으로 임치하고 있다.

김 이사는 “기술임치 방식이 온라인으로 전환돼 활용하는 데 훨씬 편리해졌다. 제품 개발·기획 단계에서부터 관련 아이디어를 임치하고, 완성도가 올라가는 단계마다 지속적으로 임치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신기술을 개발하는 대로 임치를 우선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산=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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