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더운 여름 야구장에 관람을 갔는데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고 싶습니다. 자리에 앉아 스마트폰으로 콜라와 아이스크림을 주문합니다. 몇 분 후 초소형 무인 항공기가 음료수를 싣고 날라 와 자리까지 배달하고 갑니다.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일이 이제 현실화합니다. `드론(Drone)`으로 불리는 초소형 무인 비행기가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옵니다. 무인 배달부 드론이 집 앞에 택배를 가져다 줄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Q:드론은 무엇인가요?
A:드론은 조종사 없이 무선으로 원격 조종하는 초소형 무인항공기를 말합니다. 주로 군사용으로 개발돼 사람이 직접 들어가기 힘든 현장에 투입되거나 살상 무기를 달고 적을 공격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취미로 드론 비행을 즐기는 사람도 늘어났고 드론을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모인 모습이나 경기 모습을 촬영하고 농장을 시찰하는 드론도 있습니다.
Q:현재 드론은 주로 어디에 쓰나요?
A:드론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등에서 주로 군사용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미군에게 실시간 동영상을 전송하거나 위험 지역을 공습하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미국은 9·11 테러공격을 받은 후 드론을 이용한 정보수집과 감시, 정찰 임무를 대폭 늘렸습니다. 미 국방부는 7000여기의 드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장에서 쓰는 소형 드론 중 하나가 길이 3피트짜리 `레이븐`입니다. 군인이 손으로 던지면 공중으로 떠올라 산 너머를 볼 수 있는 드론입니다. 올해 3월 공개한 초소형 드론 `허밍버드`도 있습니다. 이 드론은 시속 11마일의 속도로 비행하고 창틀에 착륙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취미로 드론을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몇 십 달러짜리 드론을 구입하고 스마트폰으로 조정합니다.
Q:드론이 우리 생활을 어떻게 바꿀까요?
A:세계 최대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은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반경 16㎞ 이내 지역에 5파운드 이하 물건을 30분 안에 집 앞까지 배달하는 드론을 4~5년 안에 상용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리에게 택배를 배달하는 기업도 드론을 이용한 배송 준비에 한창입니다. UPS는 소형 무인기를 활용한 배송 시스템을 시험했습니다. UPS는 아마존처럼 30분 이내 고객에게 직접 배송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체 물류 센터에서 물건을 나르는 용도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독일 DHL은 자체 개발한 무인비행로봇 `파켓콥터(Paketkopter)`로 시험 비행을 마쳤습니다. DHL은 파켓콥터로 의약품이 담긴 소포 상자를 싣고 라인강을 건너는 시험에 성공했습니다. DHL은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 긴급 화물을 배송할 때 파켓콥터를 활용할 계획입니다. 이외에도 지난 6월 유명 피자업체 도미노피자도 드론을 이용해 6㎞ 넘는 곳까지 10분 만에 피자를 배달하는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드론 배달부가 날아올 날이 가깝습니다.
Q:드론이 가져올 부작용은 없나요?
A:한국은 물론이고 미국에서도 드론을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아직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규제 기관인 미 연방항공청(FAA)은 2015년께 관련 규정을 개정할 예정입니다. 드론은 사생활 침해 우려가 높습니다. 드론이 범죄 감시와 어린이 보호 등에 쓰일 수 있지만 다른 집이나 고층 건물 등을 몰래 보는데 악용될 수 있습니다. 드론이 늘어나면 항공기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습니다. 드론이 항공기에 부딪히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드론이 고장 나 떨어질 경우 인명 사고를 유발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관련 도서
◇`무인항공기`. 장두현 지음. 상상커뮤니케이션 펴냄.
현역 군인 저자가 알려주는 무인항공기 가이드 북이다. 무인항공기의 등장과 역사, 그 역할과 구조, 전 세계에서 운용되는 무인항공기 종류를 설명한다. 400여장의 사진과 그림으로 초보자들에게 흥미를 전달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무인항공기에서 가장 작은 크기, 큰 크기 등이 총망라됐다. 한국의 무인항공기 개발 현황과 과제도 제시한다.
◇`기계와의 전쟁`. 에릭 브린욜프슨·앤드루 매카피 지음. 정지훈·류현정 옮김. 틔움 펴냄.
드론을 비롯해 로봇이 가져올 미래를 분석하고 예측한 책이다. 산업혁명은 생산직 근로자를 판매직과 같은 서비스업으로 쫓아냈다. 정보 혁명은 자동현금입출금기, 무인 판매점, 자동응답기 등을 대중화하며 판매직 근로자 일자를 줄였다. 드론 배달부의 등장 등 진화하는 기계는 인간의 삶을 더욱 편리하게 함과 동시에 일자리를 위협하는 존재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