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업체인 하만그룹이 한국 투자 및 인수합병을 비롯한 IT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한다. 특히 연구개발 및 생산 현지화를 위한 자본 투자를 3년내 1억달러 이상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오디오 기술을 바탕으로 차량 연결성과 안전성까지 향상시킨 시스템으로 글로벌 인포테인먼트 시장을 주도하는 하만이 한국을 주요 파트너로 선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디네쉬 팔리왈 하만그룹 회장은 8일(현지시각) CES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본지와 단독으로 만나 “벤처기업 인수합병을 비롯한 한국 IT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한국 투자도 3년내 1억달러 이상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만그룹은 AKG, 하만카돈, 인피니티, JBL, 렉시콘, 마크레빈슨 등 15개 브랜드를 갖춘 오디오 및 차량 인포테인먼트 전문 업체다. 지난해 43억달러의 매출 중 과반 이상을 차량 인포테인먼트 부문에서 달성하는 등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BMW는 향후 출시될 차세대 차량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전체를 하만으로부터 공급받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국 `빅3` 자동차 업체 중 두 곳도 2016년 이후 출시될 전체 모델에 하만 시스템을 탑재하기로 하는 등 시장 주도권이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팔리왈 회장은 “하만은 BMW, 메르세데스-벤츠를 비롯해 다수의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과 20여년 이상 협력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로 인포테인먼트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차세대 스마트카에서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차량 연결성과 안전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는 솔루션을 갖춘 것이 최대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하만그룹은 CES 전시회 기간 중 라스베이거스 한 호텔에 대형 부스를 차리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프라이빗 미팅을 진행 중이다. 특히 리눅스와 HTML5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차량용 애플리케이션 가상화 플랫폼 `오클랜드`를 주력으로 소개했다. 오클랜드는 OS에 상관없이 모든 스마트 기기를 차량 인포테인먼트와 연동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하이퍼 바이저` 미들웨어를 통해 커넥티드 카의 보안성도 강화했다.
팔리왈 회장은 “인포테인먼트에 첨단운전보조시스템(ADAS)을 통합하기 위해 이스라엘 벤처기업 `iOnRoad`를 인수, 2016년부터 상용화되는 차세대 제품은 최고의 안전성을 갖추게 됐다”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에서 첨단 오디오와 향상된 연결성 및 안전성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업체는 하만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최근 ABI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하만그룹은 20여개 글로벌 인포테인먼트 회사 중 최고의 혁신 역량을 갖춘 회사로 평가받았다. 자동차 부품 시장의 전통적인 강자였던 보쉬, 콘티넨탈, 덴소, 파나소닉 등을 모두 제쳤다.
팔리왈 회장은 한국 시장이 하만에게 중요한 전략적인 요충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근거리에서 지원하기 위해 현지 엔지니어링 및 연구개발센터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투자 계획에는 기술력을 갖춘 IT 벤처기업 인수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라스베이거스(미국)=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