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 우방국인 영국과 캐나다에서도 미 국가안보국(NSA) 정보 감시 우려가 높아진다. 컴퓨터월드는 클라우드 업체 피어1 조사 결과를 인용해 영국과 캐나다 기업 네 곳 중 한 곳은 미국에 자사 데이터 보관을 원치 않는다고 9일 보도했다.

피어1은 미국에 IT인프라가 있거나 미국 클라우드 기업 서비스를 사용하는 영국과 캐나다 기업 300곳을 조사했다. 오래 전부터 캐나다와 영국에는 자국보다 미국에 데이터 저장을 선호하는 기업이 많다.
응답 기업 25%는 NSA 정보감시 때문에 현재 미국에 있는 데이터를 미국 외 다른 지역으로 옮길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미국 법률은 미국에 있는 어떤 기업이든 정보기관이 요구하면 고객 데이터 접근을 허용하도록 강요한다. NSA가 법률이 용인한 감시활동 외에 합당한 절차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우려는 더 커졌다.
피어1에 따르면 기업 80%는 데이터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 고민할 때 가장 핵심이 되는 요소로 `사생활 보호 법률`을 꼽았다. 반면 대부분이 사생활과 데이터 보호 법률에 대해선 충분히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캐나다 기업 3분의 1, 영국 기업 4분의 1은 자사 데이터가 미국에 저장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답했다. 새로운 서비스 계약 시 해당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게 핵심이다.
앞서 블룸버그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와 계약할 때 어떤 고객 데이터도 미국에 두지 않겠다는 서면 약속을 요구하는 영국과 캐나다 기업이 늘어난다고 보도했다. 미국 IT기업 대한 신뢰가 점차 낮아지는 상황이다.
컴퓨터월드는 “지난 6개월여 동안 잇따라 발생한 NSA 파문이 다른 나라 기업과 IT전문가의 불안감을 키웠다”며 “오랜 기간 미국에 데이터를 저장해온 기업 중 여전한 신뢰를 보내는 기업은 이제 절반도 안 된다”고 전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