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녹색산업 지원이 사업 개시 2년을 넘어서고 있다. 2014년까지 원전 1기를 줄인다는 목표 아래 추진 중인 서울시의 녹색산업 지원은 지난해에도 녹색기업들의 우수기술 발굴과 제품화 촉진에 기여했다. 특히 지난해는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고 정책기조가 기존 저탄소 녹색성장에서 창조경제로 전환되면서 정책적 의존도를 벗어나면서 산업 자체적으로 지속성장 가능성을 증명해야 하는 미션을 완수해야 했던 특별한 해였다.
지난 1년 간의 성적으로 봤을 때 전망은 희망적이다. 정책기조 변화에 상관없이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녹색 및 친환경 사업에 뛰어들고 있고 관련 인증 획득도 늘고 있다.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기업들의 매출과 영업이익 역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서울시의 녹색산업 지원이 방법론을 다각화하는 모양새다. 2011년 6월 녹색산업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녹색중소기업들의 지속성장을 위해 종합적인 지원시스템을 구축했던 서울시 녹색사업이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성숙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서울통상산업진흥원(SBA) 산하 녹색산업지원센터의 역할이 컸다. 2011년 11월 설립된 녹색산업지원센터는 기업과 기술발굴에서 맞춤형 지원까지 서울 녹색중소기업 성장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동안 녹색산업지원센터는 녹색산업 육성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며 서울시 녹색기업 대상 자금, 인력, 기술 부문을 지원했다. 지금까지 지식재산권 출원과 녹색인증 취득, 시제품 제작 활성화 부문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에는 기존 지원을 확대한 가운데 대외협력사업, 투자사 매칭 상담회, 세미나 개최 등 기업간 네트워크 강화로 녹색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네트워크 채널을 열어줘 녹색 동반상생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지난해 4월 열린 `2013 뉴 그린 테크놀로지 콘퍼런스`는 대표적인 대중소 녹색 네트워크 구축 사례다. 행사는 SK네트웍스서비스, GS파워 등 대기업과 녹색산업상생발전협의회(녹상협) 회원사 85개사가 참여해 우수기술을 공유하고 기업 간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음식물폐기물 자원화 △센서일체형 조명제어 △오폐수 처리 △바이오가스 발전 △LED 조명 △서버 및 데스크톱 가상화 △폐광을 이용한 발전시스템 등이 선보였고 대기업들과 투자사들은 우수기술에 대해 관심을 표명했다. 이 과정에서 녹색산업지원센터는 녹상협 회원사와 투자사, 대기업의 개별매칭을 진행해 투자유치 및 협력사 등록을 제고했다.
SBA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비즈니스 협력을 서울형 녹색비즈니스 모델로 정착시킬 계획이다. 대기업은 브랜드 이미지와 영업채널을 활용해 시장을 개척하고 중소기업은 우수기술 녹색제품을 공급하는 방법으로 사업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제품개발에는 성공하지만 이를 시장에 내다파는 과정에서 좌절을 겪는 문제를 상생으로 풀어간다는 복안이다.
SBA의 녹색생태계 조성사업은 기업 간 네트워크 채널을 구축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공동체 구성원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먹거리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녹상협 참여 기업들이 공동사업을 벌일 수 있는 프로젝트 발굴에도 나선다. 그 노력의 결과물이 `G밸리 LED 보급사업`이다.
사업은 G밸리 내 벤처기업 입주 건물의 조명을 LED로 교체하는 것이 골자다. G밸리는 서울의 유일한 국가산업단지로 대형 오피스빌딩과 아파트형 공장이 밀집해 있다. 이곳 건물과 1만여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한 LED 조명교체 사업이 현실화되면 단일사업으로는 국가 최대 규모의 에너지 효율화 사업이 탄생하는 셈이다.
이를 위해 SBA는 구로구청, 한국디지털단지기업인연합회, 녹상협과 공동협약을 맺고 컨설팅, 자금융자, 사업발주, 설치공사 등 사업 추진을 위한 모든 체계를 갖췄다. 현재 이 사업은 G밸리 1단지에 있는 한화 비즈메트로와 3단지에 위치한 우림라이온스밸리 1차 두 곳을 우선으로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SBA는 LED 교체 시범사업을 완료한 후 G밸리 121개 건물 전체로 사업을 확대하고 다른 지자체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원전 하나 줄이기로 시작된 서울시의 녹색산업 육성은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도시였지만 이를 감축하는 문제를 산업육성으로 풀면서 에너지 과소비와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고요창출 능력 퇴보 문제의 해답을 찾아가고 있다. 인구 집중, 제조업 부재, 고비용 구조로 야기된 위기를 도시형 녹색산업 육성의 기회로 전화한 셈이다.
서울시 녹색기업들은 SBA 지원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실제로 특허등록 및 녹색인증에서 지원을 받은 기업들은 수익성이 5배 가까이 늘었다.
투자컨설팅 지원도 성과가 좋았다. 컨설팅을 받은 기업 대다수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투자컨설팅을 받은 A사 사장은 “벤처캐피털을 만나 실제 투자를 받을 수 있고 이와 연계해 또 다른 투자를 심사받고 있다”며 “SBA의 지원이 경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인력지원도 녹색중소기업의 가려운 곳을 긁어줬다. 특히 신규 채용 인건비 지원은 매번 사업 초기 인력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벤처기업들에게 큰 힘이 됐다. 인력양성 교육 역시 중소기업으로서는 하기 힘든 인재육성 부담을 덜어주었다.
SBA는 내년부터 서울형 녹색 스타기업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아직 많은 녹색기업들이 영세한 만큼 프로젝트 알선 및 판로개척 등을 통해 내실 있는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그림이다. 그 일환은 우수 녹색기업의 코넥스 상장도 목표하고 있다.
신정훈 SBA 녹색산업지원센터장은 “서울시 녹색기업의 기술, 인력, 판로, 상생 부문에서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2014년에는 지원 포트폴리오를 더욱 확대해 녹색기업 성장과 함께 원전하나 줄이기 사업을 성공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문종현 SBA 정책사업본부장
“갑오년 새해 서울시 녹색 중소기업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수 있도록 말처럼 뛰겠습니다.”
문종현 SBA 정책사업본부장은 서울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중소·중견기업들의 든든한 녹색동반자가 되기 위해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우리나라는 지구온난화와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에너지 사용의 경제성보다는 환경오염이 적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도 환경오염과 원전의 대안으로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 추진하고 있다.
문 본부장은 “서울시는 `원전 하나 줄이기` 캠페인을 펼쳐 태양광 시설보급, 건물에너지 효율개선, LED 교체 등 녹색기술의 민간 보급을 위해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녹색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위해 기술개발 지원과 전문인력 양성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SBA 산하 녹색산업지원센터는 그 중심에서 7대 녹색산업인 LED, 신재생에너지, 녹색건축, 그린카, 그린IT, 도시자원순환, 녹색서비스 분야의 기업들을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경영혁신과 투자유치컨설팅, 특허출원, 인증취득 지원 등 3년에 걸친 지원으로 녹색기업들을 육성할 계획이다.
문 본부장은 “녹색산업은 아직 시작단계입니다. 괄목할 만한 성과는 부족하지만 지금까지의 노력과 성과를 초석으로 새해에는 녹색스타기업을 발굴할 방침”이라며 “서울시 녹색기업과 영원한 동반자 관계를 통해 녹색기후도시 서울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