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4]쏟아진 웨어러블 기기…차별화 기능·디자인이 관건

“드리블 속도와 정확성을 좀 더 높이고, 슛할 때 릴리스 타이밍을 빨리해라.”

농구 코치의 조언이 아니다. 센서를 장착한 농구공이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메시지다. 농구공 하나면 초보자부터 수준급의 농구 마니아까지 체계적인 훈련을 받을 수 있다. 올해 CES에서 새로 마련된 전시 공간 `피트니스 테크존`과 `헬스케어존`의 전시 풍경이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 운동과 IT를 결합한 기술들이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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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웨어러블로 운동 진화=IT가 웨어러블 형태로 피트니스(운동)에 녹아들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 사용자의 운동량, 맥박, 운동한 시간, 거리 등을 제시해 스마트한 운동이 가능하게 해준다. 운동할 때는 물론이고 잘 때 심장의 박동까지 체크해 심장의 건강도 살펴볼 수 있다. LG전자가 선보인 `라이프밴드 터치`도 운동량과 칼로리 체크가 핵심이다.

센서 내장 농구공도 신선했다. 슛, 드리블 등 다양한 농구 활동에 대한 분석과 조언을 내놓는다. 공 하나만 있으면 개인코치도 부럽지 않게 됐다. 친구와 경쟁도 할 수 있어 운동하는 재미를 더해준다.

◇웨어러블 기기 쏟아졌지만=웨어러블 기기는 시계형 스마트와치나 손목 밴드형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삼성전자 `갤럭시기어`와 소니 `스마트와치`, 퀄컴 `토크` 등 알려진 기기뿐만 아니라 올해 전시회에 새로 등장한 제품까지 줄잡아 수십종이 전시됐다. 손목밴드형 제품은 베이시스 `헬스트래커`, 라이프트랙 `C300` 등 4종, 웰로그래프 `사파이어 웰니스 와치`, 핏빗 `짚`, 미오 `알파`, 패션컴 `A1`과 `Z2` 등 수십개에 달했다. 밴드형 제품 역시 많았다. 특히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 제품이 대거 등장한 것이 눈에 띄었다.

웨어러블 기기 종류는 많았지만 기능은 거의 비슷했다. 블루투스로 스마트기기와 연동하고, 심장박동과 만보계 기능을 갖췄다. 운동한 거리와 소모한 칼로리를 계산하는 기능도 기본으로 제공한다. 좀 더 진화한 기기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문자메시지나 알림 등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스마트와치와 밴드가 비슷한 기능을 보여주는데 그쳐 식상함을 줬다.

CES를 참관한 IT기업 한 임원은 “웨어러블 기기는 정말 많이 등장하긴 했지만 아직 돋보이는 기능은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여러 기업이 들어온 것만으로도 앞으로 진화에 대한 기대를 하게 해준다”고 밝혔다.

◇연결 확대, 참신함, 디자인이 해법=비슷한 웨어러블 기기 홍수 속에서도 신선함을 보여준 제품은 있었다. 이들 제품의 특징은 연결(connectivity) 확대, 참신함, 디자인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기어를 BMW i3와 연동하고, 자전거 제조사 트렉(Trek)과도 파트너십을 맺고 거리나 운동량을 보여줄 수 있도록 했다. 연결을 확대해 사용자에게 더욱 많은 기능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참신함과 디자인도 중요한 차별화 요소다. 눈길을 끈 제품 중 하나는 넷타모가 선보인 `준(JUNE)`이라는 팔찌 형태의 기기다. 앱과 연동해 기본적인 날씨 정보와 함께 햇빛을 감지해 일조량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앱에 피부 타입과 평소 활동 정보를 입력해 놓으면 개인 맞춤형 햇빛 차단 정보를 제공한다. 디자인도 보석이 박힌 팔찌 모양이어서 여성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김정욱 액센츄어코리아 통신·미디어·전자산업 대표는 “지난해 웨어러블 기술은 특히 건강 분야에서 차세대 대형 소비 가전 카테고리로 각광 받았다”며 “이와 같은 성장 기회를 활용하려는 소비 가전 업체들은 웨어러블 제품 혁신과 산업 디자인은 물론, 웨어러블 제품을 보다 광범위한 대화형 디지털 네트워크와 연결할 수 있는 에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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