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성공을 돕는 문제상황 탈출법]<1>조직문화에 맞는 경영기법 찾기

남의 보약이 내 기업에는 독약? 남들은 다 좋다는 6시그마, 우리는 안 되는 이유

참신한 아이디어로 유명한 사무용품 업체 M사. 그런데 요즘 문제가 생겼다. 3개월 전, 효율성 부문에 문제가 제기되자 경쟁사도 큰 성과를 봤다는 경영혁신 기법 `6시그마`를 도입했다. 하지만 최근 핵심 부서인 연구개발(R&D) 파트에서 불만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고갈되고, 급기야 핵심인력이 이탈 우려까지 나온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리더의 성공을 돕는 문제상황 탈출법]<1>조직문화에 맞는 경영기법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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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그마는 통계를 적용해 프로세스를 정량화하고 표준화해 효율성을 높이는 품질개선법으로 기업들 사이에서 경영혁신 기법으로 크게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런 경영 기업 도입을 통한 성공이 모든 기업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그 차이는 바로 해당 기업의 `조직문화` 때문이다.

먼저 조직문화를 살펴보자. 마이클 트레이시와 프레드 위어스마가 구분한 세 가지 조직문화는 효율 지향, 창의 지향, 고객 지향으로 나뉜다. 효율 지향 조직문화를 대표하는 기업은 제너럴일렉트릭(GE)으로 첨단기술 및 금융서비스가 주 업종인 만큼 비용을 낮추고 생산성을 높여 이익을 내는 사업 모델을 취하고 있다. 효율을 높이려면 표준화와 정량화를 통한 최적화된 프로세스가 중요하므로 이런 기업은 위계질서가 강하고, 조직원들이 절차와 규율을 충실히 따르는 조직문화를 갖고 있다.

반면에 창의 지향 조직문화의 대표는 혁신적인 제품으로 유명한 3M이다. 시장을 선도하는 차별화된 상품으로 승부를 거는 사업 모델에 맞다. 창의성을 높이려면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분위기와 창조적인 직원이 필요해 조직이 수평적이고, 조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업무방식과 일정을 관리하는 조직문화를 갖고 있다.

마지막으로 고객 지향 조직문화의 대표 기업은 주택건설용 자재, 소비재 등을 파는 유통업체 홈디포다. 확실한 고객 만족을 통해 충성고객을 만드는 사업에 적합하다. 고객 만족을 높이려면 고객 지향적 조직구조와 서비스 정신이 강한 직원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런 기업은 의사결정을 할 때마다 고객 관점을 중시하고, 현장 직원에게 많은 권한을 위임하는 조직문화를 갖고 있다.

사업 모델에 따라 각기 다른 조직문화를 갖고 있는데 획일적이고 무조건적인 경영기법 도입은 실패를 낳을 수밖에 없다. 과거 GE는 6시그마와 같은 경영혁신기법을 적극 활용, 큰 성공을 거뒀다. 이를 경험한 GE 출신 경영자 밥 나델리는 2000년 고객 지향 조직문화를 가진 홈디포 사장으로 취임해 6시그마를 도입했다. 경영상 어려움에 빠져 있던 홈디포에 새로운 `군대식 경영`은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었다. 조직은 빠르게 안정을 찾았고, 경영성과도 개선됐다. 그러나 현장에 많은 권한을 위임했던 고객 지향 조직문화와 달리 6시그마 경영방식은 표준화와 중앙 집중화된 의사결정을 강요했다. 결국 고객 접점에 있는 현장직원들이 등을 돌리면서 영업망이 손실돼 또다시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또 다른 GE 출신인 제임스 맥너니는 3M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인력을 11% 감원하고 비용 절감을 골자로 한 6시그마 운동을 시행했다. 그러나 효율성을 강조한 이 조치는 3M의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위축시켰다. 자율성을 강조한 창의 지향 문화에 익숙해 있던 직원들이 반발해 조직을 떠났고, 3M의 경쟁력은 잠식되었다. 2004년에 혁신기업 순위에서 정상을 차지했던 3M은 2009년 41위까지 떨어졌다. 결국 제임스 맥너니는 물러나고 3M의 창의 지향 조직문화에 익숙한 조지 버클리가 부임했다. 조지 버클리는 `3M 웨이(Way)`로 불리는 창의 지향 조직문화를 복원하려고 노력했다. 근무시간 중 15%를 창조적 연구 시간으로 배정해 직원들이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배려했고 비용 절감 차원에서 중단되었던 R&D 프로젝트에 대규모 투자를 재개했다. 그 결과, 경영성과가 향상되고 2009년 바닥까지 내려갔던 주가도 예전 수준을 회복했다.

효율 지향 조직문화에는 6시그마 이외에도 공정 전체에서 품질을 향상함으로써 낭비를 제거하는 전사적 품질경영(TQM)이 적합하다. 반면에 창의 지향 조직문화에는 직원들이 근무시간에 자율적인 연구를 하게 만드는 15% 규칙이라든지 모순적 상황을 넘어서는 창의적 문제해결 방식인 트리즈(TRIZ)가 적합하다. 또 고객 지향 조직문화에는 고객정보를 활용해 맞춤형 고객관리를 지향하는 고객관계관리, 즉 고객 만족 관리기법이 적합하다.

이렇듯 각 기업의 조직문화는 그 기업만의 특성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조직문화와 어울리는 경영기법을 시도했을 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남의 몸에 좋은 보약이 꼭 나에게도 좋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자.

[표]조직문화 유형 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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