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스플레이 모듈 주문이 늘어 임시 라인을 하나 더 만들었습니다.”
최근 방문한 중국 광저우시 희성전자의 TV용 디스플레이 모듈 공장은 쉴 틈이 없어보였다.
간이 선반 위에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유닛(BLU)을 놓고 확산판을 깔아 인쇄회로기판(PCB)이 부착된 내부 케이스를 조립한다. 직원 수십명이 공장 안에 줄지어 늘어서 55인치 초고선명(UHD) TV용 디스플레이 모듈을 바쁘게 생산해내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입주한 광저우 첨단기술산업개발구에는 희성전자와 뉴옵틱스(중국명 신보전자)가 함께 진출해 셀을 공급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와 두 회사가 TV·모니터용 LCD 모듈을 나눠 생산한다.
최근 수년간 TV 시장이 침체됐다고 하는데 오히려 활기 넘치는 모습이 의아했다. 이건정 희성전자 광저우 법인장은 “디스플레이 시장에 오픈 셀 방식 판매가 늘어나면서 모듈 외주 생산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BLU를 전량 외주 조달한 데 이어 지난 2012년부터 모듈 사업을 협력 업체로 이관해왔다. UHD TV 프리미엄 일부 제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협력사가 LCD 모듈을 제작한다. 희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가 진출한 중국 장쑤성 난징, 산둥성 옌타이,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모듈 공장을 각각 가동 중이다.
특히 광저우는 LG디스플레이가 올해부터 8세대(2200×2500㎜) LCD를 양산할 예정이어서 향후 모듈 생산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희성전자는 모듈을 수동으로 제작해 생산 비용을 절감했다. 김유석 광저우 법인 경영지원부장은 “일부 공정에서는 자동화보다 오히려 수작업이 경비가 적게 든다”고 말했다.
희성전자는 지난 2010년 이 지역에 진출한 뒤 처우·복지 혜택을 높여 이직률을 10% 이하로 낮췄다. 비용은 절감하면서 직원 1인당 생산성은 한국 수준으로 높일 수 있었던 이유다.
중국 업체들도 오픈 셀 방식을 선호하면서 디스플레이 모듈 업체의 생산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 법인장은 “올해 LG디스플레이 8세대 LCD 라인이 증설되는 시점에 맞춰 추가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일본을 제외한 대다수 TV 업체가 오픈 셀을 선호하는 추세여서 모듈 업체도 TV 제조사를 상대로 독자 영업을 강화하는 등 자생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광저우(중국)=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