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내년에 특허관리전문회사(NPE) 규제에 나선다. 또 표준특허 침해와 관련해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공정위에 제소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건은 내년 1월까지 결론을 낼 방침이다.
노대래 공정위원장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새해 정책 방향과 관련해 “소프트웨어(SW) 분야 기술력 확보를 가로막는 특허권자의 특허권 남용 등 불공정 행위를 철저히 감시하고 관련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공정위는 NPE의 지재권 남용행위로 인한 부정적 기능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경쟁제한성이 큰 NPE의 행위부터 규제할 예정이다. 앞서 공정위는 NPE 규제 검토를 위한 연구용역을 지난 4월 말 발주, 8월 말 끝냈다. 공정위는 “최근 해외 경쟁당국도 NPE의 특허소송 남용이 경쟁법에 위반되는지를 검토 중”이라면서 “우선 `지식재산권 부당행사 심사 지침`에 NPE의 정의 규정을 마련하고 구체적인 남용 행위 사례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허 괴물은 기술개발이나 제조활동 없이 특허권만을 매입해 수익을 창출하는 회사다. 이어 노 위원장은 “지금까지 우리는 조선, 자동차, 반도체, LCD, 휴대폰 등 하드웨어(HW) 위주로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운용체계(OS)와 앱 등 SW가 경쟁력의 원천이며, SW 분야의 기술력 확보를 가로막는 특허권자의 특허권 남용 등 불공정행위를 철저히 감시하겠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또 애플이 지난해 4월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건은 조사를 서둘러 새해 1월께 마무리하기로 했다. 애플은 지난 2011년 4월 삼성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자사를 표준특허(3세대 이동통신 기술 관련) 침해금지로 소송하자 이것이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라며 지난해 4월 공정위에 신고했었다.
공정위는 “표준특허권자가 손해배상 청구 외에 금지청구를 제기하는 것이 가능한 지를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삼성전자의 특허침해 금지 청구가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에 해당하는지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노 위원장은 올해 경제민주화 관련 상당수 입법과제를 마무리한 것을 큰 성과로 꼽았다. 특히 일감 몰아주기 규제법 통과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제도 발전에 새로운 코너스톤(주춧돌)을 구축한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경제민주화 법안 추진에 대해서는 “올해 신규 순환출자금지 법안이 마무리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있다”면서 “여야 간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조속히 처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