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에 이어 삼성그룹도 최근 사장단 및 임원 승진 인사를 마치고 신발 끈을 고쳐 매고 있다. 국내 대기업 인사는 최근 몇 년 간 지속적으로 앞당겨지는 추세다. 연말에 즈음한 인사로 발생할 수 있는 조직의 이완을 방지하고, 일찌감치 새해를 준비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글로벌 시장에서 잠시라도 긴장의 끈을 놓았다가는 언제 미끄러질지 모르는 것이 현실인 탓이다. 특히 중·장기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원칙과 시스템도 확실히 자리 잡았다.
이에 반해 현대자동차그룹의 인사는 시기나 특징에서 다른 기업들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계열사 사장단을 비롯한 고위급 인사는 전혀 시기를 예측할 수 없다. 또 승진이든 퇴출이든 인사의 기준과 배경도 모호한 경우가 태반이다.
오로지 총수인 정몽구 회장의 의중만 반영되는 `럭비공` 인사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회전문` 인사도 또 다른 특징이다. 연초 노사문제 해결을 위해 1년 4개월여만에 복귀한 윤여철 노무총괄 부회장이 대표적이다. 또 고문으로 물러났다가 4개월만에 다시 대표로 복귀한 경우도 있다. 그만큼 그룹의 인력 풀이 취약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아이러니한 것은 원칙이 없어 보이는 이 같은 인사가 `아직까지는` 효율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 간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가치와 판매대수가 지속적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룹 내·외부에서 `여기까지만`이라는 진단이 심심찮게 들린다. 총수의 심중만을 바라보고 있는 임원들에게 신속하고 합리적인 판단과 저돌적인 추진력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것은 지금 현대자동차그룹에 필요한 것이 바로 그것이라는 점이다.
내수 및 미국 판매 부진, 대규모 리콜 등 품질 문제, 차세대 연구개발, 노사 문제 등 켜켜이 쌓인 문제를 푸는 열쇠는 바로 한 사람의 마음속이 아니라 현장과 시스템에 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