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은 우리나라가 세계에 자랑할 만한 대표적 창조경제 사례입니다. 우리 고유의 장점을 바탕으로 생활 속 가까이 있는 아이디어나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었습니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가 생각하는 창조경제다. 영국을 국빈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 경제인 수행단 일원으로 런던을 찾은 김 대표는 기자와 만나 “기술·인프라·콘텐츠 등 무엇이 되었건 한국에만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창의와 융합을 이어가는 것이 창조경제를 풀어나가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이후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개척해 온 웹툰에서 창의력과 문화적 역량이 만나는 새로운 가치를 발견했다. 김 대표는 “웹툰은 만화 콘텐츠를 인터넷에서 디지털 기술로 보여준 것”이라며 “인터넷 특성에 맞게 기존 종이 만화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만화광이었다는 김 대표는 이를 `새 문법의 창조`라고 표현했다. 페이지를 넘기면서 긴장감을 느끼는 출판 만화와 달리, 웹툰은 독자가 스크린을 스크롤하면서 몰입하게 하는 새로운 연출을 만들어냈다. 모바일 시대를 맞아 작은 스마트폰 화면에서 강렬한 인상을 담은 한 컷씩 보여주는 `스마트툰`을 실험 중이다.
김 대표는 “웹툰 문법은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다”며 “자신들이 강점을 지닌 출판 만화를 포기할 수 없는 일본이나 서양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외국에선 아직 만화 창작과 유통의 저변을 넓힌 웹툰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 한다는 설명이다.
웹툰은 꾸준히 성장, 만화산업에서 웹툰이 차지하는 비중이 3년 내 지금의 3배인 30%로 늘어날 전망이다. 웹툰 전문 스타트업이 나오고 KT나 CJ 같은 대기업도 투자에 나섰다. 김 대표는 “일본 `망가`가 팝아트로 자리매김하며 일본이 문화강국이 됐다”며 “웹툰도 한국 문화 도약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온라인게임도 우리나라가 세계에 선보인 창조경제 성공 사례로 꼽았다. 처음 PC와 게임을 접했던 세대가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하는 게임을 만들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로 게임과 인터넷을 융합한 것이다. 그는 “게임은 창조경제 대표 사례지만, 나쁜 이야기만 듣는다”고 안타까워했다.
정부가 적극 추진한 초고속인터넷 보급 사업에 힘입어 성공한 온라인게임은 정부의 주요 역할이 인프라 구축이라는 점도 보여준다. 김 대표는 “모바일 인터넷 환경이 일반화된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의 미래를 미리 보여준다”며 “세계 최고 인터넷과 스마트폰 제조사, 열정적 사용자를 지닌 한국에선 다른 나라에서 나오지 않는 혁신적 서비스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활기를 띠는 영국 스타트업과 한국 스타트업이 교류, 영국은 한국 인터넷 문화의 속도를 체험하고 한국은 세계 시장을 함께 공략하는 모델도 제안했다.
런던(영국)=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