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어백 제어장치(ACU·Airbag Control Unit)는 차량 전방 및 측면 충돌센서가 감지한 충격 정보를 받아 에어백 전개 여부를 결정, 전개 명령을 내리는 제어장치다. 충격감지에서 에어백 전개까지 소요되는 약 0.1초의 짧은 시간에 탑승자의 안전을 좌우한다.
현대모비스는 1997년 ACU를 국내 최초로 독자 개발한 이후 오랜 시간 기술력을 축적해왔다. 그 결과가 지난 달 ACU에 대해 ISO 26262 인증을 획득한 것이다. 인증을 받은 ACU는 현대모비스가 지난 8월 개발 완료한 7.5세대 제품군으로, 차체자세제어(ESC)용 센서를 ACU에 통합하고 차량전복 감지기능을 추가했다. 2010년 말부터 2년여간 전담조직이 제품 설계부터 제조에 이르는 전 과정을 담은 방대한 양의 기술문서를 작성하고, 올해 6개월 간 543개의 요구사항을 모두 만족시키고서야 ISO 26262 인증을 획득할 수 있었다.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ISO 26262는 최근 전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뜨겁게 떠오르는 `핫이슈` 가운데 하나다. 쉽게 이야기하면 차량에 들어가는 전장부품을 만들 때 반드시 따라야 하는 국제 표준이다. 대부분의 완성차 제조사가 신차 설계에 ISO 26262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는 2~3년 내 출시되는 신차에는 ISO 26262를 준수한 부품이 장착된다는 뜻이다. 달리 표현하면, ISO 26262를 준수하지 않은 전장부품은 수출 길이 막힌다는 의미도 된다.
현대모비스의 이번 ISO 26262 인증 획득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에 납품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을 얻은 것이기 때문이다. ISO 26262는 △3.5톤 미만 승용차 가운데 △안전과 관계된 △전장부품을 규제 대상으로 삼고 있다. ACU야말로 이 기준에 정확히 부합하는 부품이다. 모비스는 앞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과 차선유지 보조장치(LKAS)에 대해서도 ISO 26262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내년에 전 전장 부품으로 인증을 확대한다는 계획이어서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