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방송의 참맛을 전한다!`
9일 SBS에서 시작한 3D 프로그램은 과거 시범방송때와 같은 인위적인 영상을 연출하지는 않는다. 예컨대 갑자기 눈앞에 무엇인가 튀어나오거나 갑자기 하트가 하늘을 떠다니는 등 프로그램 흐름을 깨는 모습은 없다. 3D 프로그램 제작진도 이 점을 강조한다. `TV속 움직이는 세상 The 3D` 담당 심상구 SBS PD는 “콘텐츠의 경쟁력은 맛있는 음식 위에 신기한 3D 효과가 양념처럼 배어있어야 한다”며 “소파에 앉아 있는 시청자가 아닌 프로그램의 또 다른 주인공이 되어 콘텐츠 속으로 들어가 참여하는 새로운 경험을 전하게 된다”고 말했다.
세계 첫 지상파 3D방송 프로그램으로 기록될 The 3D 첫 회는 버추얼 스튜디오에서 3D 컴퓨터그래픽 세트를 다각도로 활용해 3D의 묘미를 선사했다. 2회부터는 야외에서 촬영하며 3D의 특징인 공간감을 자랑한다.
SBS가 기획한 또 다른 프로그램은 `지식나눔콘서트 아이러브인`이다. 프로그램을 맡은 박재연 PD는 “기존의 아이러브인이 갖고 있는 장점을 3D로 최대한 구현했다”며 “마치 강연장에 와서 듣고 있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고 소개했다. 박 PD는 이어 “대형 스튜디오에 14대의 3D 카메라를 동원해 펼쳐지는 강연 프로그램 특성상 롱테이크 촬영이 많아 공간감을 많이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프로그램은 우리나라 3D 방송 제작기술 수준을 보여주는 잣대가 된다. 방송가에서는 할리우드 영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방송프로그램으로 어느 나라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특히 짧은 시간에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란 평가다. 실제로 3D 콘텐츠 제작 경험이 많은 방송 선진국 제작진과 비교해 우리나라 3D 프로그램 제작기간은 짧다. 방송계 한 관계자는 “우리의 3D 제작 능력이 뛰어나 수출로 이어질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3D 방송을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3D 방송 생태계 마련이 시급하다. 세계 1·2위를 달리는 우리나라 TV제조사들이 국내외에서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콘텐츠 개발과 제대로 된 유통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또 전문 인력 양성과 3D 방송 제작 장비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도 필요하다. TV업체 한 관계자는 “정부와 각계가 지속적으로 3D 콘텐츠를 만들고 방영하는 시스템을 만든다면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상파 3D TV 프로그램 어떻게 시청하나
지상파 3D 방송을 보는 것은 간단하다. SBS 3D 프로그램이 방영하는 시간, 채널 6으로 이동하면 `현재 시청하는 프로그램은 3D로 방송중입니다. 3D로 시청을 원하시면 채널을 6-3으로 변경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문구가 나온다. 프로그램이 방송되는 동안 6-3채널로 돌리면 3D로 시청할 수 있다. 3D 프로그램이 방송되는 시간에만 가상채널인 6-3이 생긴다. 이번 지상파 3D 프로그램 수신지역은 서울과 수도권 일부다. 지상파 안테나로 직접 수신해야만 3D 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