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한국, 세계 LED 조명 시장 1등을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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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일본에 이어 한국도 내년부터 백열전구의 생산과 판매를 전면 금지했다. 고효율, 긴 수명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그동안 많은 예산을 투입해 LED 조명 보급 사업을 펼친 것도 사회경제적 효과와 더불어 산업의 가능성을 봤던 이유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부작용도 나타났다. 성능 미달의 LED 조명이 난립하면서 소비자 인식이 나빠지게 됐다.

그래서 당장 해결해야 할 몇 가지 과제를 짚고자 한다. LED 조명에 대한 세간의 부정적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결론부터 보자면 정부가 LED 조명의 규격, 품질, 시장 질서를 근본부터 재정비해야 한다.

LED 생산 공정은 최첨단 반도체 기술이 기반이고 응용 수요처도 다양하다. 안전 규격, 인증, 유통 기준을 제대로 만들면 한국을 세계 최고 LED 조명 국가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LED 조명은 발광부(칩 배열부), 등기구물(등갓·소켓 등), 전원공급장치(컨버터)로 구성된다. 발광부는 최근 저가·저품질 조명이 보급되면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LED 수명을 늘이려면 방열 효과가 중요한데, 이 기준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설정해야 한다. 등기구물은 감전 우려를 없앨 장치를 의무 장착하도록 하고 습기·염기·강풍·혹한 기준을 높여야 한다. 발광부·컨버터에 쓰이는 박막회로물의 긴 수명을 보장하기 위해 내식성을 보완하는 것도 중요하다.

LED 조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엔진`이라 불리는 컨버터다. 고가의 LED 발광부 수명은 이제 10년 이상 보장한다. 하지만 대다수 LED 조명용 컨버터는 수명이 3~5년에 불과하다. 원인은 단순하다. 컨버터 안의 전해콘덴서는 전해물질이 포함돼 점등하면 고열 때문에 증발·건조 현상이 생긴다. 전해질이 다 증발하면 기능을 못하는데, 이 전해콘덴서 수명이 보통 3년이다.

그렇다고 전해콘덴서를 사용하지 않으면 깜박임(플리커) 현상이 생긴다. LED는 응답 속도가 빠른 탓에 국내 60㎐ 전기 주파수 진동 주기에 따라 60번씩 온·오프를 한다. 이때 플리커 현상이 나타난다. 플리커 현상은 안구 피로, 두통, 발작 등을 나타낼 수 있다. 미국 에너지스타와 일본 정부가 플리커 현상을 규제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아직 우리나라는 조명 관련 규정에 플리커에 대한 언급이 없어 시급히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컨버터 효율에 대한 정부의 인증·규제 기준도 높여야 한다. 시중에 출시된 컨버터를 분석해 보면 제품 표기 효율과 실제 효율이 차이나는 일이 많다. 정부가 적극 단속해야 한다. 고효율 인증 제도도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준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미 국내에는 불량·짝퉁 LED 조명이 보급되고 있다. 그 폐해가 머지않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그 문제점을 인식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어려운 기술도 국가가 정책적으로 이끌면 주력 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 기준만 세계적인 수준으로 정비해도 국가 LED 산업 전체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권위를 갖는 LED 조명 제품 선진국으로 올라서길 염원한다.

이억기 파이라이팅 대표 oklee@philigh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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