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첫 국정감사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국감에서 유독 두드러진 현상은 상당수 공공기관과 공기업이 직무대행 체제라는 점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8개월이 지났지만 정책집행 기관인 공공기관과 공기업 수장이 공석이라 발생한 현상이다.
직무대행을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보니 일각에선 `직무대행 전성시대가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회자됐다. 일부 직무대행은 무책임한(?) 자세로 국감에서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결정권한이 없는 직무대행에게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도 나왔다.
우려와 달리 직무대행 체제 공공기관과 공기업이 국감을 무난하게 치렀다. 직무대행 체제라고 해도 일상 업무에는 크게 차질이 없고 당장 업무 공백도 없다는 것이 드러난 셈이다.
하지만 국감을 넘겼다고 본질적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분명한 건 직무대행의 리더십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해당 기관의 바람막이 역할을 하고 내부 단속을 하는 데 직무대행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뿐만 아니라 인사권자인 최고경영자가 공석인 상태에서 임직원은 일이 손에 잡힐 리 없다. 새로운 계획 수립과 추진은 언감생심이다. 사실상 `개점휴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고질적 문제점으로 손꼽히는 `인사 지연`과 이로 인한 부작용과 우려가 국감을 통해 재차 확인됐다.
새 정부의 국정철학인 창조경제의 지향점은 이전과는 다른, 이전에 없던 `새로움`이나 마찬가지다.
앞으로도 당분간 하던 일이나 계속할 수밖에 없게 된 공공기관과 공기업에 새로움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가 아닐까 싶다.
김원배 ICT방송산업부 차장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