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력 인터넷 기업이 실리콘밸리로 세력을 넓힌다고 테크웹이 보도했다. 실리콘밸리의 앞선 기술 트렌드를 접하고 연구개발(R&D)에 즉각 반영한다. 현지에서 우수 인재를 영입하고 유망 스타트업을 조기에 발굴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 미국 진출에 앞서 전진기지를 세운다는 의미도 있다.
중국 1위 검색 기업 바이두는 지난 4월 애플 본사가 위치한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세계 최고 수준 인공지능 기술 확보를 목표로 `딥러닝 연구소`를 열었다. 여기서 음성인식과 스마트글라스 등에 적용되는 증강현실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바이두는 지난해 11월 인공지능에 기반한 음성인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구글글라스와 같은 콘셉트의 `바이두 아이`도 개발 중이다. 미래 시장을 대비하는 바이두의 핵심이 딥러닝 연구소다. 리옌홍 바이두 최고경영자(CEO)는 “AT&T 벨연구소나 제록스 팔로알토연구소 같은 세계 최고 연구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모바일 메신저 `위챗`으로 승승장구하는 텐센트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적이다. 마화텅 텐센트 CEO는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글로벌 모바일 인터넷 컨퍼런스`에서 “텐센트는 그동안 20억 달러(약 2조1262억 원) 이상을 해외 기업 투자에 쏟아 부었다”며 “이중 대부분이 실리콘밸리 기업에 향했다”고 밝혔다.
중국 최대 게임업체답게 투자 대부분이 게임 기업에 집중됐지만 다른 분야 유망 스타트업 투자에도 관심을 보였다. 올해 미국 모바일 게임업체 `캠코드`와 `액티비전 블리자드`, 온라인 의류기업 `팹닷컴` 등에 투자했다.
미국 증시 상장을 앞둔 알리바바는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투자회사 설립 계획을 밝혔다. 유망 전자상거래 기업과 새로운 기술 확보가 목적이다. 투자는 이미 시작됐다. 아마존과 비슷한 `숍런너` 지분 인수에 2억600만달러(약 2190억원)를 썼다. 앱 검색엔진 `퀵시`에 5000만달러(약 531억원), 스포츠용품 쇼핑몰 `퍼내틱스`에 1억7000만달러(약 1900억원)를 투자했다.
중국 자본도 실리콘밸리를 향한다. 중국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이노웍스`는 지난해 1000만달러(약 106억원)를 미국 스타트업 10곳에 투자했다. 이노웍스는 미국 기업 투자를 위해 1억8000만달러(약 1914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현지에서 옥석 가리기에 한창이다.
이노스프링은 중국과 미국 스타트업만을 발굴·육성하는 인큐베이터다. 미국 자본도 일부 들어왔지만 대부분은 중국 자본이다. 현재 40개 스타트업을 인큐베이팅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2개 기업에 투자했다.
실리콘밸리에서 기회 찾는 中 IT기업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