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체 상점 중 면적 대비 수익이 가장 높다. 전체 소매점 매출 평균에 17배를 올린다. 명품 티파니 매장보다 매출이 두 배나 많다.
전부 애플스토어에 붙는 수식어다. 3개월 간 평균 1억 명이 방문하고 1인당 45달러를 소비하는 곳이다. 연일 최고 수치를 갈아 치우며 매년 90%씩 성장하는 최고의 유통점이다. 애플 신제품 출시일이 다가오면 사람들은 애플스토어 앞에서 밤을 새운다. 제품을 사면 환호성을 지르고 줄 선 사람들과 하이파이브를 한다.
사람들은 왜 애플스토어에 열광하는가. 애플스토어가 제품을 싸게 팔지도 않고 덤도 없다. 애플스토어는 정가를 받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왕 애플 제품을 산다면 이곳에 간다. 안타깝게도 한국엔 애플스토어가 없다. 한국에서 애플 제품을 파는 곳은 진정한 애플스토어가 아니라 애플이 인증한 대행 매장이다. 제품 전시 모습만 비슷할 뿐 애플이 직접 운영하는 애플스토어와 크게 다르다. 세계 유통 시장을 뒤 흔든 애플스토어의 비밀을 현장에서 직접 알아봤다.
◇제품이 아닌 경험을 판다=샌프란시스코의 중심 유니온스퀘어 소재 애플스토어에 들어서면 많은 직원에 압도당한다. 파란색 티셔츠를 입은 직원들이 어떤 서비스가 필요한지 묻는다. 제품이 아니라 서비스다. 애플은 애플스토어를 제품을 가장 잘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애플스토어는 단순한 매장이 아니다. 새로운 애플 제품을 가장 먼저 보고 배울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유니온스퀘어 애플스토어에 들어서면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애플 제품을 자유롭게 이용해 볼 수 있는 책상이 놓여있다. 제품을 체험하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바로 질문하면 된다. 직원에게 곧바로 답변을 들을 수 있다. 애플은 스토어 직원을 뽑을 때 기술적으로 많이 아는 사람보다 친절하고 배려심 많은 사람을 뽑는다.
판매사원을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일반 매장과 달리 애플스토어 직원은 대부분 정규직이다. 스티브 잡스는 2001년 애플스토어 1호점을 소개하며 “사람들은 더 이상 PC만 사려하지 않고 PC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어 한다”고 설명하며 애플스토어를 직원 채용 방식을 정했다.
◇공짜 강의가 매일 매일=유니온스퀘어 애플스토어 2층에는 맥, 아이패드, 아이폰, 아이팟을 활용하는 갖가지 무료 강의 `워크숍`이 한창이다.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애플 제품 활용법을 배운다. 처음 스마트폰을 사고 활용법을 몰라 검색을 하거나 지인이나 자녀에 물어볼 필요가 없다. 애플스토어에 가면 전문가 알기 쉽게 강의한다.
아이폰으로 멋지게 사진 찍는 법, 아이패드로 아이와 함께 공부하는 법, 아이클라우드 사용법 등 주제도 다양하다. 단순히 제품 작동법이 아니라 이를 활용해 각종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법을 강의한다. 사람들이 스토어에 더욱 자주 찾게 하는 비법이다. 언제나 최신 애플 제품을 만지고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여는 셈이다. 한번 애플 제품을 구매한 사용자는 계속 이곳을 찾는다.
예약도 간단하다. 애플 웹사이트에 들어가 원하는 스토어와 관심 있는 강의를 선택하고 시간에 맞춰 참석하면 된다. iOS7 등 새 운용체계(OS) 업그레이드도 강의에서 쉽게 배운다. 언제나 가장 가까운 스토어에서 듣고 싶은 강의를 들을 수 있다. 강의에 참여 하는 인원은 10여명 이하다. 직접 애플 기기를 들고 가 강사의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활용법을 익힌다.
◇당신만을 위한 서비스=애플스토어는 제품 구입에서 활용, 수리까지 책임진다. 스토어에는 지니어스라 불리는 전문가가 포진한 `지니어스바`가 있다. 웹 사이트에서 예약 후 지니어스바에 가면 고장 난 기기 수리는 물론 각종 문제를 해결한다. 호텔 컨시어지와 같은 역할이다. 품질 보증 기간 이내거나 제품 자체 결함일 경우 두 말 없이 새 제품으로 교환하거나 공짜로 수리해준다. 지니어스는 세계 어느 매장에서 일하더라도 본사에서 직접 교육받는다. 고객에게 최고의 직원으로 꼽힌 직원은 `맥 지니어스`라는 호칭을 얻는다.
맥이나 아이폰, 아이패드 등 신제품을 사면 전문가가 일대일로 이메일 설정부터 사진, 음악, 파일 등을 나에 맞춰 설정해준다. 과거 데이터를 새 PC나 아이폰으로 옮기를 방대한 작업을 책임진다. 좀 더 자주 자세하게 모든 애플 상품관련 서비스를 받으려면 1년에 99달러를 내면 된다. 맥 사용 중 어려운 점이 있거나 새로 구입한 소프트웨어 활용법을 모를 때도 애플스토어에 가면 된다. 일대일이나 그룹 강의를 선택해 듣는다.
◇최고의 위치와 디자인=현재 14개국에 407개 애플스토어가 운영 중이다. 2001년 미국서 2개 매장으로 시작한 애플스토어는 설립 당시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예상을 뒤집고 최고 소매점이 됐다. 애플스토어는 각 도시에서 눈에 잘 띄거나 의미 있는 건물에 위치한다. 유동인구가 얼마 이상이고 매장 평수가 몇 백평 이상이어야 한다는 기본 조건과 함께 상징적인 장소에 애플스토어가 있다.
빅애플로 불리는 뉴욕 5번가 플라자 호텔 맞은편에 애플 로고가 새겨진 유리 큐브 형태 매장을 열었다. 이 매장은 24시간 365일 손님을 맞는다. 네덜란드 최초의 애플스토어는 레이체 광장에 위치한 역사적인 건축물 허쉬 빌딩에 있다. 프랑스의 자랑 루브르박물관에도 애플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박물관 유리 피라미드 아래 애플스토어가 들어섰다. 중국 상하이 애플스토어는 동방명주 바로 앞에 자리 잡았다.
눈에 띄는 위치와 함께 애플스토어는 최고급 자재로 내외부를 꾸민다. 애플스토어 전면을 둘러싼 유리부터 벽면, 기둥, 테이블, 의자 등은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소재를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팀 쿡 애플 CEO는 지난 6월 열린 애플개발자회의(WWDC)에서 “애플스토어는 미국 학교의 현장학습 장소”라며 “단순히 애플 제품 판매 매장의 의미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상점 면적 대비 매출
자료:리테일 세일즈
◆애플스토어 개요
하루 방문자 수: 1만 명
일인당 평균 매출: 45달러
매장: 407개(14개국)
제품: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 맥, 각종 액세서리
서비스: 무료 한 시간 워크숍, 유스 프로그램(아동 대상 무료 강좌), 일대일 교육, 지니어스바(AS), 개인 설정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