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 기지국 9700개 임대·매각…거래 규모 5조원 이상

AT&T가 기지국 9700개를 무선통신 인프라 업체 크라운캐슬인터내셔널에 48억5000만달러(약 5조1500억원)에 임대 또는 매각한다고 21일 밝혔다. 부족한 재원을 마련하고 세계 시장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려는 포석이다.

Photo Image

보도자료에 따르면 크라운캐슬은 AT&T로부터 9100개 기지국을 28년 동안 독점 임대하고 운영할 권리를 갖는다. 2032년부터는 임대한 기지국을 42억달러(약 4조4600억원)에 사들일 권리도 얻었다. 600개 기지국은 즉각 구매한다.

AT&T는 기지국당 월 1900달러(약 200만원) 임대 수익을 얻는다. 전체 임대료만 매달 180억원이 넘는다. 매년 임대료를 2%씩 늘리기로 했다. 임대 기간 동안 기지국 운영과 책임은 크라운캐슬에 있으며 다른 업체에 다시 임대할 수도 있다.

블룸버그는 AT&T가 올해 네트워크 업그레이드에 140억달러(약 15조원)를 투자하면서 부족해진 재원을 충당하는 게 가장 큰 목적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최고 110억달러(약 12조원)에 이르는 자사주 매입과 유럽 기업 인수합병 가능성도 높다는 설명이다.

AT&T는 자체적으로 많은 기지국을 운영하는 부담에서 벗어나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기지국 운영은 통신 서비스 사업에 핵심 요소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슈퍼마켓 사업을 위해 슈퍼마켓 건물을 소유할 필요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크라운캐슬은 기지국 매입과 임대를 늘려 무선통신 인프라 산업에서 역할을 확대할 수 있다. 크라운캐슬 측은 별도 성명에서 미국 최대 무선 인프라 공급업체로서 입지를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췄다.

빌 호그 AT&T 계획 및 설계 부문 부사장은 “이번 거래로 AT&T는 다른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 유연성을 확보하게 됐다”며 “건전한 재무제표를 유지하고 주주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JP모건에 따르면 AT&T는 기지국 1만개를 운영하며 임대 사업으로 매년 3억2600만달러(약 3500억원)를 벌어들인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