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0%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던 로봇산업이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한 가운데 교육, 청소용 로봇만이 해외수출 등 나홀로 성장세를 보였다. 글로벌 대기업에 도전장을 내민 국내 중소 전문 로봇기업이 등장하는 등 가능성을 확인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주관하고 한국로봇산업협회가 진행한 2012년 로봇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로봇생산은 2조1327억원으로■2011년 2조 1464억원보다 0.6%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매출 규모는 전년 대비 2.3% 증가한 2조271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제조용 로봇 생산이 1.8% 감소한 대신 서비스용 로봇 생산이 7.7% 증가한 덕분이다. 2011년까지 국내 시장 규모가 연평균 24.4%씩 큰 폭으로 증가한 점에 비춰 보면 뚜렷한 역성장 신호다.
백봉현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정책기획실장은 “글로벌 경기불황 및 국내 경기둔화로 인한 내수 침체로 일반기계생산 및 설비투자가 감소함에 따라 로봇산업시장의 75% 이상을 차지하는 제조업용 로봇의 생산 감소에 따른 것”이라며 “개인서비스용 로봇의 경우 큰 폭의 성장은 물론 수출까지 담당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개인서비스 로봇은 로봇청소기 수출 증가와 교육용(에듀테인먼트) 로봇의 내수 증가에 힘입어 전년대비 23.6%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보고서에 따르면 로봇청소기 생산은 2012년 전년대비 12.3% 증가한 1900억원으로 조사됐는데, 수출이 2011년 773억원에서 2012년 무려 40.8%나 늘어난 1088억원을 기록했다.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시장 수출이 2010년 63억8000만원에서 2012년 391억7000만원으로 두드러진 성장을 보였다. 같은 기간 세계 1위 로봇청소기 기업인 아이로봇의 시장점유율은 52.6%에서 41%로 크게 감소한 반면 국내기업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2009년 9.8%에서 2011년 11.8%로 약진하는 성과를 거뒀다.
국내에서도 모뉴엘 등 중견·중소가전기업 및 로봇전문기업들이 매년 청소로봇을 중심으로 국내 사업은 물론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는 추세다. 유진로봇은 청소로봇 매출의 60%를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모뉴엘은 지난달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에서 로봇청소기 `클링클링`의 신제품 공개를 시작으로 TV CF 등 전방위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마미로봇은 일본과 중국, 홍콩, 독일, 영국, 스페인 등 9개국 이상의 현지법인 설립 및 싱가포르 시장 진출을 통해 동남아 지역까지 판매 확대를 모색했다.
윈터그린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로봇청소기 시장은 지난해 기준 6억달러 규모로 성장했으며, 2015년에는 10억달러 규모로 고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