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업 경영환경 조사...1000원어치 팔아 41원 남겨

국내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국내 기업이 1000원 어치를 팔아 41원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45원을 남겼던 전년보다 수익성이 악화됐다. 성장성도 한 해 사이에 큰 폭으로 위축됐다.

20일 한국은행이 10만6228개 제조업과 7만8321개 건설업, 11만7696개 도·소매업 등 총 46만4425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국내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주는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11년 4.5%에서 지난해 4.1%로 0.4%포인트(P) 하락했다. 지난 2010년 5.3%를 기록한 후 수익성이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제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5.1%로 전년 5.6%보다 나빠졌다. 2010년 6.7%에서 5%대로 2년 연속 하락세다. 1000원 어치 제품을 팔아 51원을 남기는 데 그쳤다. 기계·전기전자는 4.5%에서 6.5%로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석유화학(6.0%→3.7%), 운송장비(6.3%→4.9%) 등 대다수 업종은 전년보다 수익성이 악화됐다.

매출액세전순이익률도 3.7%에서 3.4%로 내리막길이다. 매출에서 원가와 이자 등 기타비용을 뺀 뒤, 세금 부과 직전 손에 남는 순이익이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중은 4.5%에서 4.1%로 낮아졌다.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매출원가 비중이 확대되면서 전년 대비 비중이 0.4%P 축소됐다. 매출액 대비 세전순이익 비중 역시 3.7%에서 3.4%로 0.3%P 줄었다.

기업의 성장성도 위축됐다. 매출액증가율은 12.2%에서 5.1%로 급락했고 총자산증가율도 9.6%에서 5.1%로 급락했다. 유형자산증가율은 9.2%에서 6.5%로 낮아졌다. 매출액 증가율은 전기전자 업종만 4.5%에서 9.4%로 상승했고 대다수 제조업의 증가폭이 큰 폭 축소됐다. 금속제품의 경우 전년 18.2%에서 지난해 -2.6%로 전환했다. 조선업도 4.5%에서 -2.2%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총자산증가율은 석유화학 등 대다수 제조업과 전기가스 등 비제조업 모두에서 증가폭이 축소됐다.

기업들이 경제 불확실성으로 자금을 곳간에 쌓아두면서 안정성 지표는 다소 개선했다. 부채비율은 152.7%에서 147.6%로 낮아졌고 차입금의존도는 32.2%에서 31.9%로 하락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도 심화됐다. 대기업은 성장성과 수익성 지표가 모두 전년보다 큰 폭으로 축소됐다. 반면 중소기업은 수익성 지표가 다소 개선되고 성장성 지표도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대기업의 부채비율은 2011년 144.9%에서 지난해 140.1%로 줄었으며 차입금의존도 역시 31.7%에서 31.3%로 소폭 하락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부채비율이 같은기간 179.2%에서 174.3%로 줄었고 차입금의존도는 33.8%로 전년과 동일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세계경제 부진 여파로 수출형 대기업의 성장성·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많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표]주요 성장성지표 자료-한국은행

(전년대비, %)

[표] 주요 수익성 지표 자료-한국은행

(%)

한국은행 기업 경영환경 조사...1000원어치 팔아 41원 남겨
한국은행 기업 경영환경 조사...1000원어치 팔아 41원 남겨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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