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경량화 소재, 고성능 전기전도 소재 등 차세대 소재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한국이 표준화나 인증 분야에서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쳐진다는 지적이다. 첨단 탄소섬유와 특수 에폭시 소재 등에서 앞서가고 있는 독일·일본 등 소재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원재료·공정 기술 개발 외에 관련 기술 기준을 확립하는 게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17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첨단소재기술협회(SAMPE) 코리아 심포지엄 2013`에서 박종수 국도화학 박종수 부회장은 “미국 보잉 등 항공사에 부분품용 에폭시 레진을 공급하고는 있지만 국내 인증 제도가 미흡해 대형 소재에는 진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첨단 소재가 가장 먼저 도입 되는 항공 산업은 까다로운 검증을 요구하는데 국내에는 검증 방법이 없어 애로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국도화학은 200만톤 규모의 전 세계 에폭시 시장에서 4분의 1을 점유하고 있다.
앞으로 연평균 10% 이상 고성장이 예상되는 탄소섬유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업계가 치열한 시장 경쟁을 벌이는 사이 표준화·인증 등 제도가 뒷받침되지 못하는 것이다. GS칼텍스, OCI, 효성 등이 탄소섬유 전구체 양산을 시작했고 탄소섬유를 제조하기 위한 방사 공정 개발, 복합재료 성형 기술 개발 역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관련 제도는 미비하다.
박영빈 울산과학기술대 기계 및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탄소섬유는 민간에서 개발·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과 달리 제도적 여건은 걸음마 단계”라며 “시장 발전을 위해서라도 앞으로 관심을 가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SAMPE코리아 심포지엄은 첨단 소재 산업 발전을 위해 산·학·연 관계자가 모이는 장이다. 올해는 플로리안 고즈니 독일 SGL 박사가 `탄소섬유 제품의 새로운 지평`을 주제로 기조 강연을 하는 등 탄소섬유 기술 개발 전반에 관한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